자가격리 위반자 '안심밴드' 착용, '인권침해' 논란은 여전
정부는 지난 24일 오전 '자가격리 위반자 안심밴드' 를 오늘( 27일) 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 가지고 온 안심밴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들이 격리 장소를 무단 이탈하는 등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는 사례들이 연이어 발생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침을 위반한 이들에게 '안심밴드'를 착용토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안심밴드 착용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고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될 수 있다는 '인권침해'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중대본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격리자들이 격리지침을 잘 준수하고 있지만 일부 무단이탈 사례가 계속 확인돼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무단이탈 등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해서 27일부터 안심밴드를 착용해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가격리 중인 이들이 지침을 위반하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남은 격리기간 동안 안심밴드를 착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자가격리 위반자에게 밴드 착용 '동의'를 구하고 착용을 거부한 이들은 격리장소를 시설격리로 변경하고 이에 따른 비용은 본인 부담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국민 대다수는 정부의 의견에 공감하는 입장이다. 이달 8~9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안심밴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설문조사한 결과 80.2%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찬성 이유로는 '감염 확산 방지가 더 중요해서'란 응답이 47.1%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안심밴드를 강제로 채울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인권침해 논란도 여전한 상황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손목밴드 도입은 개인의 기본권 제한과 공익과의 균형성, 피해의 최소성 등에 대한 엄격한 검토와 법률적 근거 하에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실시돼야 한다"며 "오랜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이룩한 인권적 가치를 위기 상황을 이유로 한번 허물어버린다면 이를 다시 쌓아 올리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사회구성원 모두가 유념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 역시 "신체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 사생활의 권리의 중대한 제한을 동의가 가능한 대상으로 볼 수 없다"며 "부착에 대한 동의를 자발적 동의로 보기도 어렵다"고 우려했다.
또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4만 4725명으로 위반 건수는 272건이고, 269명이 적발됐다. 약 0.6%만 자가격리 지침을 어긴 셈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대부분의 자가격리자가 지침을 지키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전자팔찌를 도입해야 할 객관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감염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 아닌 통제돼야 할 잠재적 위험으로 취급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가격리된 사람들을 범죄를 저지를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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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도 "현행법상 명시적 근거가 부족하고, 자가격리를 잘 준수하는 대다수 국민들까지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불합리함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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