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로 본 세계] 코로나19 배양접시가 된 항공모함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의 항공모함에 이어 프랑스의 항공모함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확산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격리돼 7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공포가 채 가시기 전에 또다시 대형 선박에서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전세계 해운업계도 긴장하고 있는데요.
AP통신 등 외신들에 의하면 17일(현지시간) 프랑스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호의 호위함 승조원 중 절반정도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샤를 드골 항모전단 승조원은 2300명이고 이중 1081명이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앞서 미국 핵추진 항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589명이 감염되고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항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현재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퍼진 상태라 기항지 중 어디서 감염된 것인지는 확실히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항공모함은 크기에 따라 작게는 2000여명, 많게는 7000명 이상의 승조원이 탑승한, 소도시 하나 규모와 맞먹기 때문에 1명의 확진자만 발생해도 순식간에 퍼지기 쉬운 환경을 갖고 있죠. 미 해군의 주력 항모인 니미츠급의 경우 6000명 이상이 탑승하고 우체국과 방송국도 따로 갖추고, 하루 세탁물만 2톤(t) 이상이 나올 정도입니다.
크루즈선과 마찬가지로 이 많은 승조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식사하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선실에서 생활하다보니 가뜩이나 확산력이 강한 코로나바이러스는 더욱 쉽게 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24시간 이상, 플라스틱이나 철 재질의 표면에서는 최대 72시간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고 하죠. 선내의 각종 손잡이, 난간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퍼질 수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 항모전단은 대체가 가능한 전력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미국이 운용하는 항공모함 전단은 11척으로 전 세계에 퍼져있고, 각 지역의 전쟁억지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전략자산으로 유명합니다. 항모전단 1개의 전투력이 왠만한 국가 전체 전력에 맞먹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에 미국의 4개 항모에서 코로나19 확진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보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중국 중앙(CC)TV에서는 미군이 향후 2~3개월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항모 운용이 어려울 것이란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차오웨이둥 중국 해군연구소 연구원은 "항모 승조원은 전염병에 걸리면 대체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2~3개월간 미군은 아태지역에서 항모를 운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미군의 루스벨트호 외에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 칼빈슨호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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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안보 공백을 틈타 북한과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미군의 대응이 약해질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대만 국방부가 중국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호위함 5척이 대만과 오키나와 사이의 미야코 해협을 통과한 뒤, 대만 동부 외해에서 계속 항행했다고 밝히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죠.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 안보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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