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새로운 딜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 출장, 미팅도 다녀야 하는데 국경 폐쇄조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라 올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야할지 정말 큰 고민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은행(IB)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작년 한 해 증권사들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IB부문이 올해는 신규투자는 물론 기존 거래건마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투자를 비롯해 인프라투자, 대체투자 할 것 없이 모두 비상등이 켜졌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속된 저금리 추세로 해외대체투자 시장 규모는 매년 40% 가까이 증가했지만, 올해도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더불어 환율변동으로 인한 리스크 등 시장 전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신규 건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가 대체투자펀드를 통해 투자규모를 파악한 결과, 국내 대체투자시장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3%씩 성장했고, 해외대체투자로만 한정하면 연평균 성장률은 38%에 달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선택한 해외대체투자는 주로 부동산과 인프라에 집중돼 있다. 자산군별 비중을 보면 부동산(48%)과 인프라(34%)가 절대적인데 부동산 투자 중에서는 오피스에 이어 호텔 및 리조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커지는 규모만큼 이와 비례해 셀다운(인수 후 지분매각) 재고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4분기 5000억원 규모였던 셀다운 잔존물량은 2019년 1분기 1조4000억원, 2분기 1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또 경과기간별로 볼 때 6개월이 지나도 팔리지 않은 물량은 1조3000억원이었다. 보통 증권사에서는 셀다운 적정기간을 6개월로 본다. 너무 오래되면 투자자들이 물량을 잘 받아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수치는 전체 규모의 30%만 반영한 것으로 실질 미매각 물량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국내 금융회사 대체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인수한 해외 호텔 인수건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은 작년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뉴욕, 시카코,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도시 9곳 내 15개 호텔ㆍ리조트를 6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의 총 매입액은 2조6000억원으로 나머지는 현지 IB를 통한 차입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국경폐쇄 조치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미국 내에서도 주별로 각 사업장의 영업중단을 지시하는 곳이 늘고 있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여행산업이 타격을 입은데다 향후 상황도 개선될 여지가 많지 않다며 계약금을 포기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악화되면 셀다운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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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미래에셋측은 "일부 작년 인수한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일축하면서 "셀다운은 인수 이후의 단계라 지금부터 성공 여부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전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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