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재단 보증부대출 수요 몰려 과부하
심사-非심사 업무 분리에도 아직은 역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서울 중구의 한 가게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 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서울 중구의 한 가게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 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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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민영 기자] "대출 받기 전에 가게고 뭐고 다 접고 나자빠질 판이에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앞에서 만난 박민호(39ㆍ남ㆍ가명)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토로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서 작은 잡화점을 5년째 운영중이라는 박씨는 "5년 중 지금이 가장 힘들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매출이 3분의1토막 나서 가게 문을 닫아버릴까 하다가 소상공인 대출 좀 받아보려고 왔는데 한 두 주만에 되는 일이 아니라고 하니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옆 건물에 위치한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대출상담을 받고 나오던 최자영(52ㆍ여ㆍ가명)씨는 "은행에서 서류 접수까지 다 해준다고 하기에 찾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12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최씨의 가게는 요즘 들어 하루에 점심 손님 몇 팀 받는 게 전부라고 한다. 그는 "당장 이번달 월세부터가 걱정인데 큰 일이다. 매일매일 돈을 까먹고 있다"면서 "어떻게든 빨리 돈 좀 빌려달라고 사정을 해보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나날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날 기자가 찾아간 서울신용보증재단 및 주변 은행 영업점에는 박씨와 최씨처럼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기자가 만난 이들은 "한시가 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약 1700건의 유선ㆍ현장 상담이 이곳으로 접수되고 있다. 1200여건이었던 지난달에 대비해 40% 넘게 늘었다. 이날은 오후 4시께까지 1980여건의 상담이 몰려들었다. 주변 시중은행의 영업점으로는 하루에 보통 20건 안팎의 상담이 접수된다고 한다.

현재 서울에서 코로나19 보증부대출 상담 업무를 하는 시중은행 영업점은 350여곳이다. 은행들이 위탁처리한 업무는 지금까지 1만3500여건이다. 전국적으로는 2만4200여건의 업무를 은행이 거들었다. 금융당국과 중소벤처기업부가 은행의 위탁업무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결과다.

지난 16일 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점에서 시민들이 보증부 대출 상담을 받으려 기다리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점에서 시민들이 보증부 대출 상담을 받으려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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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피해와 관련한 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대출수요 가운데 90% 가까이는 신용보증재단 등의 보증부 대출에 몰려있다. 소상공인 대출은 대부분 각 지역 신용보증재단에 의존하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은 소상공인들의 보증줄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이곳에서 발급한 보증서를 이용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된다. 신용보증재단은 가능한 한 심사 업무에만 집중하게 하고 상담, 안내, 서류접수, 현장실사 등 비(非)심사 업무는 은행들에 맡기도록 한다는 게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다.


이 같은 체제가 본격 가동되기 전에 들어온 업무가 어느정도 소화되면 약 2주 만에도 대출 실행이 가능할 것으로 금융당국 등은 기대한다. 관건은 신용보증재단이 심사업무를 얼마나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느냐다.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희가 아무리 위탁업무를 많이 맡는다고 해도 심사가 오래 걸리면 획기적으로 절차가 단축되지는 않는다"면서 "심사만 끝나면 대출 집행에는 길어야 이삼일 밖에 안 걸린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선 심사업무도 은행에 덜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보증부 대출 심사를 하려면 신청인의 대출 및 상환 이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정책금융기관들과의 전산교류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고 원활하게 가동하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리는 것으로 파악돼 이 방안은 일단 배제했다"고 말했다.


각 지역의 신용보증재단들은 지금까지 총 190여명의 심사 유관업무 경력자를 단기계약 형태로 채용해 배치했다. 앞으로 200여명을 더 채용해 업무에 투입한다는 게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설명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아예 전국 신용보증재단으로 인력을 파견해 비심사 업무를 거들도록 하겠다는 방침으로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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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부담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눠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16일 금융지주 임원 간담회를 열어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정책금융기관 등의 저리자금 대출수요 일부를 시중은행이 흡수할 수 있도록 대출금리 감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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