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집회 자제 요청에도…개신교 교회, 왜 예배 중단 못하나

①개별 교회에서 예배예부 결정, 통제 시스템 없고
②교회에서 예배 원칙 고수…온라인 예배 시스템도 미비
③교회 운영 교인 헌금 의존…주말 예배 포기 못해

은혜의 강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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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정윤 기자] 16일 오후 찾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 강 교회. 8차선 산성대로 옆 4층 규모 건물의 3~4층을 사용하고 있는 이 교회에서는 9일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47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같은 건물에 입점한 점포 상당수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건물 2층에 위치한 카페는 임시휴업 안내문을 붙였고, 1층 안경점 또한 평일임에도 셔터가 굳게 내려져 있었다. 교회와 같은 층에 있는 소규모 단과학원은 이달 초부터 수업을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해 학생들이 드나들지 않았다.

이 건물은 한 개의 출입구를 1층을 제외한 모든 점포 이용객들이 사용하는 구조로 돼 있다. 2층에 위치한 카페만 외부로 연결되는 문이 하나 따로 있을 뿐이다. 교회가 9일부터 폐쇄됐고 마지막 예배가 다른 점포들은 쉬는 일요일에 이뤄져 건물 내 접촉자는 최소화될 수 있었지만, 그 전에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근 주민 김모(52)씨는 "그전에는 평일에도 족히 20명은 드나들었다"며 "마스크를 안 쓴 교인들도 몇몇 보였다"고 우려했다.


집단감염 발생에 인근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종교집회를 자제해달라는 요구가 커졌음에도 이 교회가 이달 1일과 8일 두 차례 예배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그렇게 비난하던 신천지와 교회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하지 말라는 것을 기어코 하더니 결국 이 사달을 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혜의 강 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리는 장면./경기도 제공

은혜의 강 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리는 장면./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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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분무기로 모든 교인의 목에 '소금물'을 뿌려 감염을 키웠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교회에 대한 비난도 더욱 커졌다. 은혜의 강 교회를 이끄는 김철웅 목사는 교단에서 병자를 치유한다는 '안수기도'로 유명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교인들은 소금물 소독에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동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도 해당 교회에 "몸이 불편하거나 장애가 있는 신도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교회에서의 집단감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경기 부천시 생명수교회에서 15명, 수원시 생명생교회에서 10명씩 집단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여전히 일부 중소형 교회를 중심으로 예배를 강행한 탓이다. 이처럼 개신교 교회가 코로나19 진원지가 된 것은 기본적으로 타 종교와 구조가 다르다는 데 있다. 천주교와 불교의 경우 사태 초기부터 전 성당과 절의 미사, 법회 등 종교집회를 금지했다. 교단 차원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개신교의 경우 개별 교회마다 각자 운영방식을 정한다. 교회 운영도 교인의 '헌금'에 의존하는 까닭에 규모가 작은 교회의 경우 주말 예배를 포기하면 당장 운영할 돈이 부족해질 수 있다.


여기에 교회의 의미를 좁게 해석하는 시각도 주말 예배를 강행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신성욱 아세아연합신학대 설교학 교수는 "일부 교회는 반드시 교회라는 건물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원칙을 고집한다"며 "아울러 대형교회와 달리 작은 교회에는 온라인 예배를 위한 시설이 부족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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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종교시설 내 집단감염 소식에 전문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교회 예배는 좁은 공간에서 기도를 하거나 찬송가를 부르는 등 비말 전파가 이뤄지기 쉬운 구조"라며 "교회 예배 시 감염자가 1명이라도 있으면 집단 감염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도는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교회 137곳에 대해 ‘밀집집회’ 예배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경기도에 따르면 앞서 15일 도내 교회 6578곳 중 2635곳(40.0%)이 집회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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