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면세점 호소에도 기재부 "대기업은 안된다"
추가지원 요구에 기재부 "재원 한정적" 요지부동
고용지원책에도 면세점은 제외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사실상 개점휴업 중인 면세점 업계가 공항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정부가 "인천공항공사에 입주한 대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 계획은 없다"고 입장을 다시한번 명확히했다. 대기업보다 어려움에 처한 곳에 국가 재정을 집행한다는게 이유다. 이에 따라 대기업 면세점 업체의 피해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17일 정부와 면세업계에 따르면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대기업 입점업체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당국에 추가 지원을 건의했다. 구 사장은 지난 1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관한 산하기관 회의에 참석해 "대기업과 중견기업 입주사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구 사장은 12일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장 사장,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을 만나 면세업계의 고충을 들었다. 실제 롯데, 신라, 신세계 면세점의 인천공항 내 2월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급감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공항 매장 매출의 60~70%를 임대료로 내야한다"며 "2월에는 장사가 안돼 매출의 120~150%를 임대료로 내야 해 적자를 보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기획재정부는 요지부동이다. 기획재정부 측은 "전체적으로 재원이 한정돼 있고, 소상공인들을 지원해준다는 기본 원칙이 있다"면서 "공사의 이익은 곧 국가의 재정인데, 정부 정책으로 대기업을 지원해주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는 순이익 8905억원을 남겼고 이 중 3997억원을 기재부가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민생 경제 종합대책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은 시티플러스의 임대료를 6개월간 20~30% 인하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인천공항 임대료 비중이 5% 미만에 불과해 사실상 면세점 지원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인천공항 연간 면세점 임대료는 연간 1조761억원이다. 이 중 중소기업 비중은 3%다. 감면액으로 계산해보면 50억원으로 전체 임대료의 0.4%에 불과하다.
여행 관광업 등의 고용 안정을 위한 정부의 특별 지원에도 면세점은 포함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16일 제정한 '관광ㆍ공연업 등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 고시'에 따르면 오는 9월 15일까지 6개월 동안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 등 4개 업종의 사업장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대폭 강화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경영난에도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유급휴업 휴직 조치를 하면 정부가 휴업 휴직 수당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에는 대한항공 등 대기업도 포함됐지만 면세점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면세점 업체들에 대한 지원책은 사실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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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면세점 내 직원들의 고용안정도 불안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근 "인천공항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도와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면세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면세업체들의 자구책이 나오고 있는데 결국 희생자는 협력업체"라며 "임대료 인하를 통해 대기업 면세점이 최소한 살아남을 수 있게 부담을 줄여줘야 협력업체들도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최근들어 실적이 악화된 면세점 입점 브랜드에서 비정규직 직원들을 해고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면세점이 살아야 수많은 중소협력업체가 생존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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