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구·마포구 클럽들
임시휴업·출입제한 들어가자
불금·불토 발길 돌린 청춘들
라운지바·헌팅포차 손님 몰려
체온·마스크 입장 때만 검사
손 세정제 뿌려주는 게 방역
직원도 마스크 착용 안해
폐쇄된 밀집공간 감염 확산 우려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정윤 기자] 그곳에는 마스크도, 방역도, 코로나도 없었다. 오직 분출되는 젊음과 이들을 겨냥한 상술만 난무하는 곳이었다.
14일 토요일 늦은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라운지바를 가봤다. 80여석 규모의 이 곳은 '불토(불타는 토요일)'의 열기를 즐기기 위한 300여명의 청춘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거나 옆 테이블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며 즉석만남을 하기도 했다. 내부를 꽉 채운 이들로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통로에도 사람이 가득 차 이동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라운지바 입구에는 10여명의 젊은이들이 입장을 하기 위해 대기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은 다른 나라 이야기 같았다. 라운지바 내부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월등히 많았다. 그마나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 턱에 걸치고 있었다. 폐쇄되고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비말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는 뒷전인 듯 했다. 이날 라운지바를 찾은 A씨(22ㆍ여)는 "아직 젊으니 코로나19가 무섭지 않다"고 했다. 옆에 있던 B(23)씨도 "우린 코로나19 안 걸려요"라며 거들었다.
업소도 마스크 착용이나 방역 등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입구에서 손님들 체온을 재고 마스크 착용 여부를 살피긴 했지만, 실내로 입장 후엔 어떠한 제약도 하지 않았다. 라운지바나 이른바 '헌팅포차'들이 코로나19 이후 '갈 곳 없는' 청춘들을 최대한 수용하려는 유인에 빠져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용산구와 마포구, 강남구 일대 클럽 대다수가 집단감염 우려로 임시 휴업에 들어가거나 문을 연 클럽도 출입 인원을 제한했다. 라운지바와 헌팅포차는 가볍게 춤을 추거나 이성과 즉석만남을 할 수 있어 클럽과 다를 바 없다. 클럽 정보를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오늘 문을 연 클럽이 어디냐'는 글이 계속 올라오다가 '어디 헌팅포차가 핫하냐'는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전날(금요일) 밤 찾은 홍대 인근 헌팅포차도 젊은이들로 시끌벅적했다. 한 헌팅포차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인원만 20여명에 달해 20분 이상 대기를 해야 겨우 입장할 수 있었다. 인근 유명 클럽이 임시휴업을 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놓고 문을 닫은 것과는 대비됐다. 이날 헌팅포차를 찾은 김모(24)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오래 지속되니 몸이 근질근질하고 친구들이 부르니 안 갈수도 없다"면서 "클럽이 문을 닫았다곤 해도 헌팅포차에서 그만큼 재미있게 놀면 된다"고 말했다. 이 곳 역시 방역에는 소홀한 모습이었다. 입장 때 손 세정제를 '찍'하고 한 번 뿌려주는 것 외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손님은 물론 직원조차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최근 PC방과 콜센터 등 폐쇄된 공간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정부는 물론 전문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전파를 막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집단시설, 다중이용시설,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예방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주말을 맞이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실천하고, 개인위생 수칙도 잘 준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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