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무효' 세계증시, 중앙은행 출격에도 폭락
美 日 EU 유동성 공급에도 10% 추락
트럼프 촉발 위기감 극복 한계
Fed 양적완화 필요성 커져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과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일제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대응에 나섰지만 증시 추락에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주요 지수와 유럽 각국의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데 이어 일본 증시까지 하락세에 가담한 것은 중앙은행들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나타났다는 점에서 충격은 적잖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하루전 유럽발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한 게 오히려 경제적 피해만 키우면서 '백약이 무효'라는 개탄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전날 글로벌 증시가 추락하자 동시에 부양에 나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양적완화(QE)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1200억달러 추가 확대했다. 이어 뉴욕 연은이 이날 오후 13일까지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안정 차원의 1조50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ECB는 시장이 예상했던 금리인하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이날 ECB는 기준 금리를 0.0%, 예금 금리를 -0.5%로 동결했다.
뉴욕 연은은 유동성 조치에 대해 "코로나19와 관련된 국채시장의 이례적인 지나친 왜곡을 수정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금 투입 발표 직후 증시 낙폭이 줄며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기도 했지만 상황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수는 10%에 가까운 폭락을 피할 수 없었다.
미국과 유럽 증시 붕괴가 13일 아시아시장까지 이어지면서 아시아 각국도 부양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이날 도쿄 증시가 폭락하자 금융기관으로부터 2주 내 국채를 매입하는 형태로 금융시장에 5000억엔(약 5조8300억원)의 자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활동이나 개인소비, 금융시장에 영향이 퍼지고 있어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BOJ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와 BOJ는 이날 오전 긴급 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혼란 시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도쿄 증시는 10% 가까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스티븐 두다시 IHT 자산운용 대표는 이런 상황에 대해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로 인해 완벽한 과장을 겪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논리적 대응을 통해 시장 개입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폭락장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결국 Fed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시장은 오는 18~19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후 추가 금리인하는 물론 양적완화(QE)에 나설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월스리트저널은 "Fed가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는 없지만 재정적 전염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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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이 우선 대응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되고, 재정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적 피해를 막기 위한 회원국들의 대응이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유로존 재정당국이 보여준 안일하고 느린 움직임에 걱정이 든다"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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