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3자연합 '에어버스 리베이트' 두고 반박·재반박…공방전
정기주총(27일) 앞두고 양 측 명분싸움 가열
국민연금·기관 판단에 영향 줄까…관심 집중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진그룹과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주주연합)이 연일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룹의 명운이 달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27일)가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관 및 소액주주를 향한 명분전이 막판까지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진그룹은 10일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現) 경영진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어떠한 관련도 없음을 재차 강조한다"면서 "근거없이 현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 회사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 대해선 민·형사상 조치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은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론화 한 사안으로, 대한항공 전 고위 임원들이 에어버스와의 항공기 매매계약 과정에서 180억원(1450만달러)에 이르는 리베이트를 수수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채 의원이 이같은 주장을 펼친 근거는 지난 1월 에어버스와 프랑스 금융검찰청(PNF), 영국 중대범죄수사청(SFO), 미국 법무부가 합의한 수사종결합의서다. 이 합의서에는 1996~2000년 사이 에어버스가 대한항공과 A330 10대의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전 고위 임원에게 180억원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2010년 24억원, 2011년 78억원, 2013년 72억원을 지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채 의원은 "리베이트로 받은 180억원은 한진일가의 해외 비자금 조성에 쓰였을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주주연합 역시 당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건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왜 필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면서 "과거의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밀실경영으론 회사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고 공세를 폈다.
이후 양 측의 공방전은 치열하게 전개되는 분위기다. 한진그룹은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되자 "주주연합 측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으며, 현 경영진과는 무관한 사안"이라면서 의혹 차단에 나섰다.
한진그룹은 "주주연합은 프랑스 PNF의 수사종결합의서를 고등법원의 판결문으로 거짓 주장,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이 문서는 검찰과 에어버스 사이 체결된 사법적 공익 관련 합의서로, 에어버스에 대한 기소면제를 목적으로 한 양자간의 합의일 뿐 제3자와의 사실관계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진그룹은 현 경영진과 이번 사안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합의서에서 언급된 의혹 시기는 1996~2000년인데 비해, 조원태 회장은 2003년 입사했으므로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면서 "해당 시기 조 회장은 입사 이전이었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재직 중이었다. 금원 송금시기라고 언급된 2010년 이후엔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모두 동일한 직급으로 재직했다"고 꼬집었다.
항공기 거래와 관련한 부분에서도 "대한항공은 지난 2018년 11개 수가기관으로부터 18번이 넘는 압수수색과 수 십 회에 이르는 계좌추적 등 고강도의 수사를 받았으나 항공기 거래와 관련한 위법 사실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주주연합도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수사종결합의서에 대해선 "에어버스가 항공사에게 뇌물을 공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벌금납부 등 일정 행위를 조건으로 형사처벌을 유예할 것을 합의한 문서"라면서 "이 문서는 기재내용이 법원 판결에 의해 확인된 문서로, 에어버스 스스로도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했다"고 반박했다.
조 회장과 무관하단 주장에 대해서도 "(리베이트가 송급된) 2010~2013년 조 회장은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으로 항공기 도입을 직접 담당하는 핵심 임원이었다"면서 "조 회장은 2004년 이후 등기이사로 항공기 도입 및 차입 등에 대표 전부 찬성 표결을 했는데, 그럼에도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를 몰랐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진그룹도 재반격에 나섰다. 한진그룹은 "에어버스에도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내부 감사도 실시할 것"이라면서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즉시 주주에게 설명하고 만에 하나 불법행위가 확인된다면 모든 법적조치를 다 하겠으나, 근거없이 현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시켜 회사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측의 이같은 신경전은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정기주총에 앞서 기관·소액투자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주주명부폐쇄일을 기준으로 양 측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율은 33.45%(조 회장 측) 대 31.98%(주주연합)으로 단 1.47%포인츠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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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업계에선 이번 의혹이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쥔 국민연금(지분율 약 2.9%)의 의결권 행사에도 영향을 줄 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6일 회의에서 한진칼 주총 때 의결권을 행사키로 결정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 측이 지난해 주주명부폐쇄 이후 지분을 경쟁적으로 모으고 있으나, 이번 주총 의결권을 기준으론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주총까지는 이같은 명분을 둔 신경전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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