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성수기 졸업·입학식 취소·연기
거래 규모 반토막 꽃값 20% 하락
"한달 전기료 600만원 요금 할인이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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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안 좋은 상황은 매번 있었지만 이번처럼 어려운 건 처음 같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4000㎡ 면적으로 장미농사를 짓는 문규선(64) 씨의 시름이 깊다. 23년 동안 장미를 가꿔 온 문 씨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같은 국가적 재난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수확한 장미는 3등급으로 분류하는데 가장 가치가 떨어지는 3등품은 매일 100송이 이상 갈아 없애는 처지다. 나머지 1, 2등품을 공판장에 내놓아도 유찰되기 일쑤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양재동화훼공판장에 따르면 2월 마지막 주 경매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9년 2월 마지막 주 46만6000속이 거래된 데 비해 지난달 마지막 주에는 32만1000속에 그쳤다. 1속은 1묶음을 뜻하는 단위로 화훼 경매의 기본 단위다. 낙찰 가격도 속당 평균 3659원에서 2905원으로 내려갔다. 물량은 68.8% 수준으로 줄었고 경매가격도 전년 대비 79% 수준이다 보니 전체 거래 규모는 반토막난 상황이다.


각종 행사와 모임의 축소나 취소는 예견된 일이지만, 피해 규모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특히 1년 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졸업ㆍ입학식과 봄 시즌에 전염병이 유행하다 보니 피해가 극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화훼농가에서는 애써 키운 꽃을 공판장에 내놓지만 낙찰받지 못하고 물류비만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 곧바로 폐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지자체와 농협, 기업체 등에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꽃 구매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은 농협은 화훼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꽃 10억원어치를 긴급 구입하기로 했다. LH와 IBK기업은행은 화훼농가와 화원을 돕기 위해 꽃과 화분을 구매해 고객에게 증정할 예정이다. 서울 금천구도 지난달 27일 화훼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구청사 화단의 꽃 식재 시기를 앞당기고 지난해보다 구매금액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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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회장은 "대단위 구매는 큰 힘이 되지만 지속적인 것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며 "메르스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아쉬워했다. 문규선 씨는 "꽃을 키우기 위해 매달 전기요금이 600만원가량 드는 데 이걸 안 쓰면 꽃을 모두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헤아려서 농가의 전기요금 감면 등의 해결책이라도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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