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올스톱에 화상회의 늘리고…기업들 '고육지책'으로 버틴다
코로나19 확산에 기업들 고육지책으로 버텨, 사태 장기화되면 피해 커질듯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김지희 기자] #삼성전자는 이번 주부터 베트남 현지 법인과의 화상회의나 메신저회의 등 원격회의를 늘린다. 베트남이 지난주 갑작스럽게 우리 국민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불허하면서 나온 대응책이다.
베트남은 삼성의 해외 최대 생산기지인데 사실상 출장이 어려워지면서 마련한 고육지책의 일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드시 필요한 출장은 비자를 받아서라도 가야겠지만 지금은 베트남 출장을 제한하고 화상회의 등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4대 그룹 핵심 계열사의 1차 벤더 A사는 공장 가동을 멈추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곳이다. 이 때문에 비상사태 발생 시에도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부공장장급을 포함한 직원 3분의 1을 예비로 빼놓는 방식으로 비상 인력 운용을 하고 있다.
특히 2일부터는 팀장급 이하 직원 전부를 재택근무로 돌렸다. 만약 현장 근무를 하는 팀장급 이상 직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생기거나 자가격리에 들어가면 재택근무조가 현장으로 나올 계획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출장 대신 원격회의나 재택근무를 늘리고 생산공장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에 휴대전화 생산 법인을 두고 있는 LG전자는 아예 지난달 27일부터 베트남 출장을 금지했다. 그전까지 출장 제한 지역이었지만 베트남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강화되면서 직원들의 출장을 금지했다.
LG전자 역시 화상회의나 전화회의 등 원격회의를 강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우 2월 초부터 출장이 제한된 지역이었는데 이제 아예 금지됐다"며 "현지 국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므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출장을 제한하는 한편 재택근무를 늘리고, 제조업 특성상 멈추기 어려운 생산 라인에서도 운용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임직원들의 해외 출장을 자제시키고 재택근무를 진행 중이다. 해외 출장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본부장급 임원의 전결을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오는 6일까지는 부서별로 재택근무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현대차는 이미 직원이 많이 모이는 헬스장과 수영장 운영도 중단한 상태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생산 라인의 경우 지난달 말 마련한 노사특별합의서에 따라 더욱 철저한 방역 체계를 갖춘 상태다.
구내버스별 번호 표시를 통해 해당 버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탑승자를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주 공장 내 첫 확진자가 발생해 울산 2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 현대차는 방역 후 이날부터 곧바로 공장을 재가동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생산 라인 인력을 최소화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10~20명 단위로 생산 라인 조를 구성했으나 코로나19 사태 후 3~4명 단위의 소규모로 조를 짜서 현장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작업자 간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처방인 셈이다. 또 정유 시설을 컨트롤하는 조정실 등 핵심 지역에는 해당 근무자 외 다른 직원의 출입을 엄격히 차단했다.
기업들은 현재 고육지책으로 버티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기업인들은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나 굵직한 해외 수주전이 예정돼 있는 기업의 경우 해외 출장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기업인에 대한 선별적 특별 대책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필수 인력을 관리하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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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국가 공인 의료 기관을 지정해 해외 출장이 반드시 필요한 기업인에 한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발급해 상대 국가에 제출하면 입국을 허용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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