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타볼레오]날렵한 라인에 강력한 엔진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
#폭스바겐 #투아렉 #GV80와 경쟁? #만족스러운 외관 #정숙성도 일품 #엔진은 역시 독일차 #반자율주행은 '보조' 수준 #인테리어도 아쉬워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2018년 말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의 등장부터인 것 같습니다. 너무 큰 덩치에 불편한 승차감으로 외면당하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핫'해지기 시작한 때가 말입니다. 큰 SUV 모델에 대한 수요가 확인됐는데 수입차 업체들이 이 시장을 지켜만 보진 않겠죠. 수입 대형SUV 시장의 전통 강자 포드 익스플로러까지 지난해 9년 만에 풀체인지를 감행하면서 자연스레 시장은 프리미엄 모델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이번엔 폭스바겐이 3세대 투아렉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사실 투아렉은 국내 출시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국산 첫 프리미엄 대형SUV '제네시스 GV80'와의 비교를 피하기 힘들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20여 일 차이로 두 모델이 나란히 등장했네요. 같은 시기에 현재 국내에서 가장 주목도 높은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만큼 'GV80에 없는' 투아렉만의 매력을 살펴보는 건 의미가 있을 겁니다. 3세대 신형 투아렉 시승은 지난달 6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에서 강동구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50㎞ 구간에서 이뤄졌습니다.
꽤 큰 차라 외관이 너무 탱크 같아 보이진 않을까 걱정됩니다. 실물은 어떤가요.
대형 SUV의 넉넉함을 원하지만 큰 차 특유의 투박함은 선호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3세대 투아렉을 주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형 투아렉의 외관 디자인은 날렵함과 세련미에 방점을 찍은 모습인데요. 앞면은 이전 모델 대비 헤드램프의 각이 진해졌고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욱 넓어졌습니다. 특히 매력적인 건 옆면입니다. 대다수 대형 SUV가 곡선을 활용해 투박함을 지우고 부드러워 보이는 효과를 노리지만 투아렉은 오히려 쭉 뻗은 직선을 강조하는 역발상을 택했어요. 후면까지 곧게 이어지는 라인이 3세대 투아렉의 모던함을 강조해주네요.
실내도 비슷한가요.
문을 열면 널찍한 실내공간과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된 '이노비전 콕핏'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15인치 디스플레이가 경계 없이 연결돼 시야가 확 트이는 느낌인데요. 특히 이 1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대부분의 편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터치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만족도가 높았어요. 그 덕에 실내 버튼을 최소화해 디자인의 심플함도 더해졌고요. 계기판은 주행 속도, 연료 상태 외에도 운전자 취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화면 구성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내비게이션인데요. 여타 수입차에 비해 정확도는 준수하지만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담겨 복잡합니다. 화면 속 도로 상황을 빨간색, 노란색, 녹색 등으로 알려주는데 오히려 주행 방향을 확인하기에 혼란스러웠습니다. 실내 인테리어에 적용된 소재와 질감도 기대 이하입니다. 저렴한 소재를 사용했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럭셔리'를 표방하는 차라고 하기엔 다소 평범한 소재가 적용됐네요.
투아렉을 준대형 SUV로 보기도 하던데요. 차체 크기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가요.
신형 투아렉의 크기는 전장 4880㎜, 전폭 1985㎜입니다. 전작 대비 각각 79㎜, 45㎜ 늘려 차체를 키웠죠. 그러면서도 높이(1700㎜)는 10㎜가량 낮춰 차량이 지나치게 거대해 보이지 않도록 했어요. GV80와 비교해보면 길이는 65㎜ 짧은 반면 폭은 10㎜ 넓네요. 준대형급 이상 SUV는 가족을 위한 패밀리 카로 활용도가 높은 게 사실입니다.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가 중요한 것도 그래서겠죠. 뒷좌석 공간과 직결되는 휠베이스는 투아렉이 2899㎜, GV80가 2955㎜. 다만 투아렉의 2열 공간 역시 키 큰 성인 남성이 앉기에 불편함이 없는 정도입니다. 적재용량은 기본 810ℓ에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800ℓ까지 늘릴 수 있고요.
차체가 크다고 엔진 힘이 부족하진 않겠죠.
주행에 들어가자 '역시 엔진은 독일차'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액셀을 밟는 즉시 차량이 튀어나간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가속이 매우 훌륭했습니다. 특히 100㎞/h 이상에서도 먹먹함 없이 속도가 붙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소음, 진동 등이 전달되지 않아 정숙성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적이고요. 3.0ℓ V6 디젤 엔진이 탑재된 투아렉 3.0 TDI 모델은 최고 출력 286마력, 최대 토크 61.2㎏fㆍm를 갖췄습니다. GV80(최고 출력 278마력ㆍ최대 토크 60.0㎏fㆍm)보다 조금 더 힘이 좋은 셈이죠. 연비는 10.3㎞/ℓ입니다.
주행 시 승차감은 어떤가요.
앞서도 살짝 언급했듯이 신형 투아렉은 소음과 진동을 아주 잘 잡아냈습니다. 엔진 성능과 더불어 우수한 승차감을 최대 매력 포인트로 꼽을 정도인데요. 과속방지턱도 1열 좌석은 물론이고 2열 좌석에도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부드럽게 넘었습니다. 투아렉은 이중접합 유리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적용한 신차 이상으로 엔진 소음과 풍절음을 차단해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구현하죠. 신형 투아렉은 총 7가지에 달하는 드라이빙 모드를 제공합니다. 노멀ㆍ스포츠ㆍ컴포트ㆍ에코ㆍ스노ㆍ오프로드ㆍ인디비주얼 등 선택지를 다양화해 상황에 맞춰 엔진과 변속기, 각종 보조 시스템이 조정돼 더욱 편안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반자율주행 기능도 든든하겠죠.
반자율주행 기능은 제가 이번 투아렉에서 가장 아쉽게 느끼는 부분입니다. 물론 국내에선 신차이지만 글로벌시장에는 2년 전인 2018년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할 여지는 있습니다. 최근 신차들에 비해 투아렉의 반자율주행 기능은 '주행 보조' 수준입니다. 실제 주행 중 이 기능을 사용해보니 차로 중앙을 유지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계속 쏠렸어요. 선을 넘어가기 직전 상황에서 운전대를 잡아주는 정도의 역할만 기대할 수 있어 보입니다. 급한 커브길에서는 자칫 차선을 넘어갈까 불안한 마음이 들 정도예요. 다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훨씬 잘 작동합니다. 앞차와의 간격이 줄어들면 천천히 속도를 낮추고 스스로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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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1억원짜리 차'인가요.
논란의 가격입니다. 출시 행사에서 신형 투아렉의 가격이 처음 공개됐을 때 전반적으로 비싸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당초 GV80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만큼 폭스바겐이 가격대를 낮출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에 예상 밖이었는데요. 공식적인 가격은 프리미엄 8890만원, 프레스티지 9690만원, R-라인 1억9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가장 낮은 트림이 GV80의 풀옵션 가격과 비슷할 뿐 아니라 기존 모델의 시작가가 7000만원대 후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높은 가격대로 보입니다. 다만 폭스바겐파이낸셜코리아에서 제공하는 할인 프로모션을 활용하면 가격은 각각 7912만원, 8915만원, 9283만원으로 떨어지니 고민해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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