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중징계' 행정소송 가나…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결단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우리금융이 금융권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금융이 손태승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기로 하면서 향후 사태 추이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만약 법적 분쟁 절차를 거칠 경우 금융당국과 정면 대결로 맞서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손 회장의 제재 결정이 공식통보되면 손 회장이 직접 행정소송을 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라는 금융회사가 금융당국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아닌 손 회장 개인이 주체가 되는 것이지만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우리금융 이사회의 입장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당초 손 회장의 사임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손 회장이 연임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고 우리금융 사외이사들도 손 회장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들은 손 회장이 물러날 경우 출범 1년밖에 안된 지주사의 조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고, 금감원의 제재가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내부 법률 검토 등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지난 7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기존에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며 손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12월 손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 것과 손 회장이 겸하는 우리은행장직을 분리해 새 우리은행장을 선임하기로 한 결정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손태승 체제'를 뒷받침하는 성격의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후보 인선 절차도 다음 주 중 재개하기로 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의 책임을 물어 손 회장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결정했다. 중징계가 발효되면 남은 임기는 채울 수 있으나 금융권 취업이 이후 3년 동안 제한돼 연임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제재의 공식 통지는 내달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제재의 효력은 이 때 발생한다.
우리금융은 내달 24일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할 방침이다. 제재가 발효된 상황에서 손 회장이 연임을 하려면 소송을 통해 제재를 무효로 만들거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제재 효력을 당장 중지시킬 필요가 있는 손 회장으로서는 행정소송을 내면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다만 금융사가 감독당국과 대결 구도로 비춰지는 것만큼 소송의 주체는 손 회장 개인이 될 전망이다. 이사회가 손 회장에게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힘을 실어줬고 손 회장도 연임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손 회장 측은 금융위원회 제재 의결 등 절차가 완료되면 이사회 논의를 거쳐 금융당국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다음달 초 정례회의를 열어 기관 제재와 과태료에 대한 의결을 마치고 금융감독원이 손 회장의 중징계 결정을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제재의 효력이 개시된다.
금감원이 우리금융 주총(3월 24일) 즈음해서 제재 사실을 통보하면 손 회장 측이 법적 대응을 할 시간이 없게 된다. 통상 가처분 신청 후 법원 결정까지 3∼7일이 걸린다.
금감원 제재의 근거인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정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규정의 해석과 적용 범위, 특히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게 정당한지를 두고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은 법정 다툼을 벌이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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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은 앞으로 행정소송 등을 통해 법적 구제 절차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독당국과 정면으로 맞서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음에도 강경 태세로 나서는 것은 그만큼 승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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