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환자 머문 병원 인근 상가 텅텅
최대 번화가 상무지구도 손님 뚝 끊겨
광산구 시설 30곳 휴관, 선별진료소만

7일 오전 광주 21세기병원 정문. 병원 문이 굳게 잠겨있다.

7일 오전 광주 21세기병원 정문. 병원 문이 굳게 잠겨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광주=이정윤 기자] 정문은 밧줄로 묶여 있었다. 출근시간 도로는 한적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행인이 간간이 지나갔지만 서로를 피했다. 인터뷰를 요청하니 손으로 엑스(X)자를 그리고 서둘러 가던 길을 갔다.


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우산동 풍경이다. 광산구에는 광주21세기병원이 있다. 이곳에 일주일간 입원했던 환자가 16번 확진자로 판명났고, 그의 딸은 18번 확진자가 됐다. 병원은 지난 4일 이후 폐쇄 상태다. 모녀가 머물던 3층 입원실 환자 22명과 보호자 3명은 병원 5~6층에 1명씩 분리돼 격리 수용 중이다.

전남ㆍ광주 지역에선 16ㆍ18번 확진 판정 하루 만에 22번 환자까지 나오며 지역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2번 확진자는 16번 확진자와 접촉했던 오빠다. 그는 전남 나주와 광주 지역을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 내 우려는 여러 해프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6일 광주 동구 산수동에선 중국을 다녀온 60대 남성이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과는 관계 없는 사건으로 보고 있지만, 지역민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또 보이스피싱 혐의로 광주 북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대만인이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여 경찰서 출입이 통제된 일도 있었다.


21세기병원 앞 상가는 이날 오전까지 대부분 문을 열지 않았다. 거의 유일하게 문을 연 약국의 약사와 대화할 수 있었다. 장모(37) 약사는 "길거리에 사람이 아예 없다. 약국 손님도 크게 줄었을 정도니 주변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한 시간쯤 지나니 주변 카페 한 곳이 문을 열었다. 이곳 사장은 "가게 소독을 하고 다시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올까 모르겠다"며 "16번 확진자 동선이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불안감이 더하다"고 했다.

광주 광산구청은 이날부터 16ㆍ18번 확진자 모녀 거주지 인근의 노인복지관과 아동센터, 도서관 등 복지시설 30곳을 임시휴관했다. 구민들이 모이는 프로그램도 중단했다. 광산구보건소는 일반 진료를 잠정 중단하고, 선별진료소만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선별진료소가 문을 열자마자 의심 증세를 호소하는 지역주민 4명이 다녀갔다. 전화 문의도 잇따랐다. 선별진료소에는 직원 2명이 의심 환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한 40대 여성은 굳은 표정으로 선별진료소에 들어간 뒤 3분 만에 빠져나오며 다가서는 기자를 피해 도망쳤다.


6일 오후 9시께 광주 상무지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의 여파 때문에 길거리가 한산하다.

6일 오후 9시께 광주 상무지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의 여파 때문에 길거리가 한산하다.

원본보기 아이콘

광주 최대 번화가인 상무지구도 인적이 드물긴 마찬가지였다. 식당과 주점은 대부분 정상영업을 했지만 골목골목은 대부분 텅 비어 있었다. 전날 상무지구에서 만난 박채영(20)씨는 "내가 지나온 곳이 16번 확진자 동선과 겹치는 거 같아 불안하다"면서 "환자가 대부분 수도권에서 발생해 그동안 마스크를 안 썼는데 오늘부터는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무지구 내 편의점에선 지난 이틀간 손님이 30% 넘게 줄었고, 마스크를 10개 이상 사재기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한다. A주점 직원 조모(31)씨는 "평소보다 손님이 절반 이상 급감했다"면서 "배달이 30% 늘어난 것을 보면 사람들이 아예 밖으로 안 나온다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AD

광주 송정역 주변도 KTX에서 내린 승객들이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는 모습만 목격될 뿐 거리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택시기사 최정동(60)씨는 "출퇴근 시간에도 손님이 거의 없다"며 "퇴근 시간에 콜을 부르는 손님이 15~20건가량 됐지만 오늘은 반 토막 났다"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