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조원태, 호텔사업 개편·이사회 강화…기관·개인 호응이끌까
反조원태 연합군도 조만간 주주제안으로 재반격
3월 주총 앞두고 기관·개인 지분 둔 진검승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주사인 한진칼의 이사회 의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하는 지배구조개선안과 호텔 사업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개선안을 내놓고 다음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에 배수진을 쳤다. 조 회장측이 내놓은 지배구조개선안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제시한 '전문경영인 제도'보다 선진적인 내용으로 평가되는 데다 KCGI측이 지난해 주총서 제안한 경영개선안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 주총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경영개선안을 심의ㆍ의결했다. 조 회장은 이날도 화상연결을 통해 이사회에 참석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30일 중국 우한행 전세기에 탑승한 이후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이틀 연속 '반격' 카드 조원태 =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회의에서 이사회 의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키로 했다. 이는 이사회의 투명성ㆍ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는 조 회장이 두 직을 모두 겸임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등을 설치하기로 한 지배구조개선안과 같은 맥락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파라다이스제주호텔 등 칼호텔네트워크 산하의 일부 자산을 매각키로 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산하에 ▲그랜드하얏트인천 ▲제주 칼호텔 ▲서귀포 칼호텔 ▲파라다이스호텔제주 ▲미국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호텔 등을 두고 있다. 사실상 호텔사업이 정리수순에 돌입한 것이다. 전날 대한항공 역시 종로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왕산마리나) 등 유휴ㆍ비핵심 자산을 매각키로 했다. 이들 자산의 시가는 6000억원 안팎에 이른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산 및 사업 매각도 속도를 낸다. ㈜한진 소유 부동산, 그룹사 소유 사택 등 국내외 부동산, 국내 기업에 단순 출자한 지분 등이 그 대상이다.
◆기관ㆍ개인엔 '손짓' 조현아에겐 '퇴로차단' = 이번 경영개선안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ㆍ개인투자자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키로 한 것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온 연기금 및 소액주주들의 의사와도 부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자 연합군이 전문경영인을 별도 선임하겠다고 하나 국내 항공업계 특성상 외부에서 적절한 인재를 구할 수 있을진 의문"이라면서 "현 전문경영인 체제를 중심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단 구상은 연기금 및 개인주주들에게도 긍정적 신호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마찬가지다. 922%에 달하는 부채비율로 KCGI의 공격을 받아온 대한항공의 경우 이번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매각으로 6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수혈받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특히 칼호텔네트워크의 경우 지난 2015년 이래 줄곧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엔 진작부터 빨간불이 켜져 있던 상태다. "이익이 나지 않으면 버린다"는 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이번 조치는 조 전 부사장의 퇴로를 차단하겠단 의중도 반영됐다. 조 전 부사장이 애착을 보이던 호텔사업을 사실상 정리하는 것이 그 징후다.
◆연합군도 조만간 주주제안…진검승부 시작 = KCGI 측은 이번 경영쇄신안에 대해 "진정성이나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면서 "진정한 개선 의지ㆍ노력이 담보되지 않은 채 자신의 지위 보전에만 급급한 대책을 내놓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고 견제구를 던진 상태다.
그런 만큼 3자 연합군도 조 회장의 패에 맞서 이르면 다음주 께 공동의 계획을 담은 주주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미 이들은 주주제안을 통해 후보에 올릴 전문경영인을 물밑에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제안 이후론 양 측 모두 34%에 달하는 기관ㆍ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위임장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양 측의 지분율이 33.45%(조 회장 측), 32.06%(3자 연합군 측)으로 1% 안팎의 살얼음판 승부가 예측되는 만큼 누가 기관ㆍ개인투자자들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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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 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우리 승무원들과 우한을 다녀와서'란 제목의 글을 통해 "전세기 운항에 탑승한 모든 운항, 객실, 정비, 운송 직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여러분의 노고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며 직원들을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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