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조선·철강·항공 등
상반기 실적 고민 사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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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이창환 기자, 임혜선 기자] "이미 비용을 절감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예상치 못한 타격에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 올해 사업계획 전체를 다시 짜야 할 상황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사태가 확산하면서 자동차는 물론 정유ㆍ화학, 조선, 철강, 항공, 유통업계 등 중국과 긴밀한 사업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이 지난해 말 세운 올해 경영전략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완성품을 파는 기업들이 재고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이번 사태가 상반기 실적에 어떻게 반영될지 고민하며 사업전략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직격탄 맞은 '대중국 수입'…대부분이 핵심 부품=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의 대중국 수입금액 1위 품목은 (MTI코드 3단위 기준) 반도체로 18억312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품이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이다. 이들 기업은 인건비가 많이 필요한 전공정(웨이퍼 가공) 단계까지 중국에서 진행한 이후 국내에서 후공(웨이퍼 절단ㆍ포장)을 진행한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셈이다. 2위인 컴퓨터(6억8010억달러), 3위인 무선통신기기(6억1060억달러)도 모두 우리기업에 필요한 제품들이다.


4위 품목은 정밀화학원료(5억4550만달러)다. 이 제품은 이차전지 재료로, 수입이 끊긴다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 생산라인을 멈추게 한 '자동차부품'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억5600만달러가 수입되며 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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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도 높은 중국 부품, 수급 불확실에 타격 상승= 대중국 수입금액 기준 상위 품목이 속한 기업일수록 이번 사태의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셧다운에 들어간 자동차업계처럼 일부 품목의 재고를 적게 갖고 있으면 곧바로 생산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중국의 연휴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수급 불확실 문제가 쉽게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 내 방역 등의 문제가 아직 남아있고,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현지인들의 심리도 문제다. 무엇보다 춘제 연휴가 길어지면 중국 내 이동해야 할 물량이 쌓여있어 주요 부품들이 생산이 된다고 하더라도 제때 공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생산이 중단된 현대자동차그룹은 '비상대응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이와 함께 각 기업들의 전략ㆍ기획부서에서는 신종 코로나의 확산 범위와 기간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업계획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종 코로나 사태 관련 주요 사업부문별 영향을 분석하고 사업계획을 총점검할 방침이다. 다른 대기업들 역시 조만간 관련 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소비자와 밀접한 롯데ㆍ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도 올해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나섰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조정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해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대형 악재가 터진 만큼 올해 기업들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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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 미뤄 보면 전 세계적인 질병이 창궐하면 종료 선언까지 최소 3~4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특히 중국과 인접한 아시아 국가에 미 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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