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경영권 분쟁 대진표 확정…조원태·反조원태 다음 카드는?
구도 확정에도 양측 지분격차 1%…34% 기관·소액투자자 선택 관심
조원태-反조원태, 경영개선·지배구조개선 등 복안 내놓을 듯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둔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조원태 회장과 반(反) 조원태 연합군이 다음 '카드'로 내놓을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의 격차가 약 1%포인트 수준에 그치는 만큼 기관ㆍ소액주주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폭넓은 구상이 나올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5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 구도는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진가 대(對)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의 3자 연합군으로 정리됐다. 조 전 부사장의 '반기' 후 침묵을 지켜 무수한 추측을 낳았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이로써 조 회장(6.52%)은 이 고문(5.31%), 조 전무(6.47%), 그룹 관련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을 포함해 한진칼 지분 22.45%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0%), 카카오(1%)를 더하면 조 회장 측 지분은 33.45%로 3자 연합군(32.06%)을 앞서게 된다.
하지만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양 측의 지분격차가 약 1%포인트에 그치는 '박빙' 상황이어서다. 약 34%를 보유한 기관ㆍ소액주주의 선택 여하에 따라 경영권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단계다.
양 측은 이미 포섭전을 시작했다. KCGI는 오는 10일까지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이사 후보를 추천받고 있다. 추천 자격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한진칼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다. 조 회장 역시 최근 우한 교민을 수송하기 위해 편성된 전세편에 탑승하는 등 사내ㆍ외를 겨냥한 여론 형성에 돌입했다.
재계 관심은 이제 양 측이 내놓을 다음 카드에 집중 돼 있다.
조 회장의 경우 오는 7일 개최 예정인 한진칼 이사회 등을 통해 경영쇄신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해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비전 2023' 이란 경영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연합군 측이 경영 악화, 지배구조(전문경영인 체제)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관련한 파격적인 구상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예컨대 연합군 측의 명분에 맞서 자체 전문경영인을 내세우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KCGI 및 연합군 측도 주주제안 시점에 맞춰 한진칼 이사진 선임안을 내놓는 한편 지난해 공개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 등을 더욱 구체화 할 가능성이 크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자 연합군 측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 밑그림을 대부분 내놓은 반면 조 회장 측은 패를 열지 않은 상태"라면서 "조 회장 측이 경영개선안은 물론 상황에 따라선 연합군 측의 명분(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으로 맞불을 놓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한진칼 지분 4.11%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선택도 조명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한진칼 지분율을 기존 7.34%에서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한진가와 연합군의 지분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여전히 캐스팅보트로 분류된다. 표면적으로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맞붙고 있는 만큼 딜레마에 놓여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향후 양 쪽이 제시할 지배구조 개선안, 경영개선안을 보고 운신의 폭을 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진그룹이 내놓을 경영쇄신안에 따라 국민연금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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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논평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은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내세우면서도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받들 것'을 다짐하는 등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해도 향후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행보를 보일 공산이 크다"면서 "지금이라도 한진칼에 주주로서 독립적 이사 선임 등을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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