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대유행' 우려…보건당국, 심각단계 격상하나
중국 내 확진자만 9000명 이상
중증 1500명 넘어 사망자 늘듯
한국 7명·일본 14명·미국 6명 등
전세계 20개국에서 환자 발생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최대열 기자, 조현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해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전 세계가 팬데믹의 위기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2일 중국에서 발병한 이후 50여일 동안 중국 내 확진자 수는 9000명을 넘었고 전 세계 20개국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등 팬데믹의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대응해야 하는 위기상황이라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각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이틀간 확진 환자 3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감염병 위기 경보를 격상해 사회적 재난상황에 준하는 조치를 할지도 관심이다.
◆환자 증가 속도, 갈수록 빨라져 = 3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0시 기준 31개성 전역에서 1982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사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새로 추가된 사망자 수도 43명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후베이성 추가 사망자가 42명을 차지했다. 현재까지 중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9692명, 사망자 수는 213명이다.
이 가운데 1527명이 중증 환자여서 사망자 수는 계속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전날 추가된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신종 코로나 발병 이후 최고 기록이다. 확진자 수는 지난 26일 2744명에서 27일 4515명, 28일 5974명, 29일 7711명, 전날 9692명으로 연일 1000단위 숫자를 갈아치우고 있다.
의심환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현재까지 1만5238명이 의심환자로 분류돼 확진자 수 역시 계속 증가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감염자의 밀접접촉자 수는 11만3579명이다. 이 가운데 10만2427명이 현재 의학관찰 상태다.
세계 각국이 중국과 연결되는 교통을 차단하고 있지만 이미 전 세계 감염 추세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본토 밖 중화권 감염자는 총 28명이다. 홍콩 12명, 마카오 7명, 대만 9명으로 집계됐다. 중화권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태국(14명), 일본(14명),싱가포르(13명), 호주(9명), 말레이시아(8명), 한국(7명)의 순으로 확진자가 많고 유럽에서도 이탈리아가 발병국에 추가되면서 프랑스(6명), 독일(5명), 핀란드(1명) 등 모두 14명이 확진환자로 집계됐다. 북미권에서도 미국 6명, 캐나다 3명이 감염됐으며 아랍에미리트(UAEㆍ4명)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오고 있다.
◆ 위기경보 최고 단계 꺼낼까 =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우리 보건 당국도 추가 조치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WHO 긴급위원회는 국가 간 이동ㆍ교역 제한을 권고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관련 국가 간 추가 환자 발생을 막기 위한 방역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원인 규명ㆍ치료법 개발에 협력해주길 권고했다.
우리 정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를 가동 중인 가운데 앞서 네 번째 환자가 확인된 지난 24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 수준으로 격상함에 따라 현재 범부처 차원의 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해 총력 대응에 나선 상태다. 전날 확인된 여섯 번째 환자의 경우 중국에 다녀오지 않은 2차 감염 환자인 데다 이날 일곱 번째 환자까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접촉자 등 감시 규모가 커졌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오른쪽)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30일(현지시간)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과 함께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 유입된 해외 신종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전파되거나 전국적으로 확산했을 경우 심각 단계 경보가 가능하다. 이 경우 중앙재난대책본부를 꾸리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 조치가 한층 강해진다. 이번 사태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할 경우 그에 따라 투입하는 예산이나 인력 규모도 확대된다. 다만 현재도 충분히 강력한 수준으로 대처 중인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정홍근 보건복지부 국제협력관은 "질병관리본부에서 긴급위원회 회의에 참여해 논의했으며 구체적인 추가 대책에 대해선 중앙방역대책본부 차원에서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규 질병관리본부 위기분석국제협력과장은 "보건 당국은 이미 비상사태에 준하는 수준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추가로 강화할 부분이 있으면 조치할 것"이라 말했다.
◆ 20ㆍ30대 젊은 환자 잇따라 발생 = 이날 일곱 번째 환자로 확인된 이는 28세의 한국인 남성으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칭다오시를 거쳐 지난 23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고 질병관리본부가 밝혔다. 이 환자는 26일 기침이 약간 있다가 28일 감기 기운, 29일부터 발열(37.7도), 기침ㆍ가래 등의 증상이 뚜렷해져 보건소에 신고했다. 전날 저녁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에 격리 조치됐다. 앞서 전날 다섯 번째 환자 역시 32세의 한국인 남성이었다. 그간 국내 환자의 경우 첫 확진자인 중국인 여성을 제외하고 모두 50대였는데 최근 들어 젊은 환자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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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산업대학원장은 "이번 사태가 중국에 국한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대응해야 하는 위기상황이 됐다"면서 "비상사태 선포는 모든 국가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모든 보건의료체계를 가동할 준비를 하란 메시지로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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