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행사 올스톱…우환 덮친 유통가
'우한폐렴'에 접촉 기피 확산
백화점, 면세점 매출 줄어
패션 뷰티는 판로 막혀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武漢)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자가 늘면서 국내 유통가도 '암흑 속'에 갇힌 분위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의 국제적 위험 수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격상시켰고 30일 국내에도 첫 '2차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내수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불안감 속에 '다중이용시설'을 피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유통업체들은 각종 행사 및 매장 개장을 취소하거나 미루고 있다. 중국이 배송망을 통제하면서 패션과 화장품 업체들의 중국 사업도 '개점휴업' 상태다.
◆"접촉 NO" 올스톱된 유통가= 백화점, 마트, 면세점 등은 패닉에 빠졌다.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설 연휴 이후인 지난 28~29일 매출은 평소 대비 20% 이상 줄었다. 유통업체들은 각종 행사를 재검토하고 신규 출점 시기도 미루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일부 특강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5번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CGV 성신여대입구점은 다음달 2일까지 휴업한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롯데면세점과 창립 70주년을 맞은 롯데칠성도 고민이 깊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행사 규모를 줄이거나 연기를 검토 중이다.
면세점들은 중국인 관광객 방한 취소로 시름에 빠졌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로 국내 방문 예정이었던 중국 단체 관광, 면세점 방문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면서 "따이궁(중국 보따리상)들의 발이 묶일 경우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2월로 예정됐던 동대문 시내면세점 개장 시기를 재검토 중이다.
대형마트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다. 마트 관계자는 "주말이 돼야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 알 수 있다"면서 "시식코너와 행사를 중단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발병 당시 유통업체들은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메르스 발생 직후인 2015년 6월 전년 대비 백화점 매출은 11.9%, 대형마트는 10.2% 줄었다. 호텔들도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명동 근처 호텔들은 예약 취소가 전년보다 20% 늘었다. 롯데호텔 잠실점은 지난 설 연휴 나흘간 50실이 예약 취소됐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이번 사태가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사업 계획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
◆중국 판로 막힌 패션ㆍ뷰티 업계= 중국 정부가 전염병 진원지인 우한을 비롯해 중국 전국 배송망 통제에 나서며 패션ㆍ뷰티기업들의 중국 판로도 막혔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중국에 진출한 주요 물류업체들도 모두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알리바바 역직구몰인 티몰에 공식 스토어를 개설한 국내 뷰티ㆍ패션 업체들은 최근 중국 내 배송이 어렵다는 공지를 올렸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공지문에서 "지금부터 우한 지역으로의 긴급 배송은 지연되며 언제 재개될지는 각각 알려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의 숨37도도 "전염병 발생으로 1월28일 오후 16시 이후 주문부터 배송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작년 11월 광군제 행사 때 티몰에서 국내 화장품 1위를 차지했던 AHC는 중국 전약 배송을 아예 중단했다
AHC는 "신종 폐렴으로 우리 가게는 1월29일부터 2월9일까지 영업을 중단한다"며 "전염병 발생 정보와 방제 진척을 면밀히 추적할 예정으로 가능한 빨리 배송해드리겠다"고 전했다. 닥터자르도 지난 28일 오후 4시 이후 주문 배송이 지연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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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체들의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패션 브랜드 MLB의 중국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F&F의 타격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MLB는 티몰 공지문에서 "후베이 지역 단속 영향으로 수송이 일시 중지됐다"며 "구체적인 회복 기간은 미정"이라고 전했다. 휠라 역시 "전염병 영향으로 후베이 지역 출하가 일시 중단됐다"고 공지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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