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위기관리 능력·소비자보호 철학 가늠 전망
라임운용과 TRS 계약한 신한금투 우선변제권 행사 여부도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에 칼자루

라임 수습, 키코 배상…2기 체제 들어선 '조용병號' 첫 시험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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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사실상 연임을 확정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기 첫 과제로 '소비자보호'를 받아들었다. 펀드 돌려막기로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긴 라임자산운용 사태 수습,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중소기업에게 큰 피해를 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배상 문제다. 주주와 소비자 간 이익 충돌과 금융회사의 장기 신뢰 확보 등이 달린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이목이 집중된다.


28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라임운용 실사 결과 발표 후 손실액이 확정되면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체결에 따른 우선변제권 행사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간여할 수 없는 문제지만 증권사들이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권리 전부 또는 일부 포기를 결정한다면 일반투자자 구제 폭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임운용이 환매 중단한 펀드 중 무역금융펀드는 6000억원. 앞서 신한금투는 TRS 계약을 통해 이 펀드에 3600억원을 대출해줬다. 문제는 무역금융펀드 6000억원 중 2400억원은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신한금투가 대출금 3600억원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행사하면 일반투자자들이 갖고 갈 몫이 사라진다. 주주이익과 소비자이익이 정면충돌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신한금투가 소비자 구제를 위해 한발짝 양보하길 바라고 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한금투가 우선변제권을 행사하면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신한금투의 최대주주는 신한지주"라며 "신한지주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실사 결과가 나온 후 우선변제권 행사 여부 등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는 라임운용 사태로 신한금투, 신한은행 나아가 신한금융의 내부통제 등 그룹 전체의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은 신한금투의 라임운용 사기 가담을 의심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신한은행이 판매한 라임운용 크레딧 인슈어드(CI) 펀드 2700억원 중 일부가 환매 중단된 부실펀드에 임의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신한금융은 라임운용 위험노출액이 총 1조1242억원으로 금융지주 중 가장 크다. 그룹의 평판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선변제권 행사가 신한금투의 당연한 권리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은행 등 다른 판매사들과 투자자들이 라임운용을 통해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신한금투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러나 악화되는 여론에 신한금융이 라임운용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전부 또는 일부 포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키코 배상도 조 회장의 주요 현안 중 하나다. 신한은행 경영진과 이사회 결정에 달린 일이지만 그룹 차원에서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신한은행의 키코 배상액은 금감원 분쟁조정 및 자율조정 금액을 합쳐 총 550억원으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많다.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사실상 금감원의 배상 권고를 수락키로 가닥을 잡은 만큼 신한은행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법적 시효가 지났고 향후 배임이 문제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외이사들의 반대가 커 이사회 통과가 만만치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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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이 채용비리 집행유예 판결로 사실상 연임을 확정한 후 맞닥뜨린 현안을 어떻게 수습할 지에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며 "라임 사태와 키코 배상은 소비자 보호, 리스크 관리, 평판 문제 등이 혼재된 사안인 만큼 조 회장의 철학과 위기 관리 능력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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