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강력범죄 연령 낮아진 추세 반영
예방보다 낙인효과 강화 우려도

"학교폭력 줄어들까" … 촉법소년, 만 14세→13세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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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미성년자, 이른바 '촉법소년(觸法少年)'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만 14세는 대부분 중학교 2학년이다. 강력범죄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학교폭력 예방 조치의 일환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처벌' 위주의 예방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부는 15일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2020~2024)'을 발표하고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해 학교의 교육적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중대한 학교폭력에는 엄정하게 대처해 학생 한 명 한 명을 보호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교육적 역할을 강화해 가해학생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토대로 한 관계회복이 이루어지는 학교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학교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교과연계 어울림' 프로그램 등을 확대한다.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교장 자체해결제'를 통해 해결하고, 관계회복 프로그램도 개발ㆍ보급하기로 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보호기관, 가정형 위(Wee) 센터 등은 현재 48개소에서 올해 안에 52개소, 2024년엔 60개소까지 늘리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심각한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엄정하게 처벌해 재발을 막겠다는 차원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에서 '만 10세 이상∼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법령 개정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현행 소년법상 촉법소년은 가정법원으로 넘겨져 형법상 처벌이 아닌 보호처분만 받게 된다. 범행기록(전과)도 남지 않는다.

이에 따라 2018년 전 국민적 공분을 산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에 가담했던 1명(13세)은 촉법소년이란 이유로 처벌 대신 보호관찰 2년 처분을 받았다. 지난 연말에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가족을 험담한 동급생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 역시 촉법소년이어서 법원의 보호처분만 가능하다.


청소년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자 법무부가 2018년 말 '제1차 소년비행예방 기본계획'에 촉법소년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조정하겠다는 내용을 담았고, 국회에서도 소년법 개정과 관련한 안건이 발의됐으나 이렇다 할 논의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소년법 폐지론자들은 "청소년 학교폭력이 날로 흉폭해지는데,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보호하고 있다"며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폭력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은 자칫 '낙인효과'만 강화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범법소년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길을 원천 차단하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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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민 변호사(전 서울교육청 학교폭력담당 변호사)는 "지금도 만 10세 이상 19세 미만 소년범들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매우 심각한 중범죄가 아닌 이상 대부분 가정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며 "촉법소년 상한연령을 1살 낮추더라도 현장에서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학교폭력은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보다, 학교와 사회에서 교화하고 선도하는 방안을 강화하는 게 더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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