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채도 '0달러' 공약과 달리 집권후 3조달러↑
학계선 긴축 놓고 의견 엇갈려... 정책여력 vs 경기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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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 3주년을 맞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만 생각하면 흐뭇하다. 사상 최장인 127개월째 호황이 이어지고 실업률은 1969년 이후 50년래 최저인 3.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집권 후 3년간 경제 업적에서 '넘쳐나는 재정적자'는 그의 치적에 오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당선 후 8년 내에 재정적자를 내지 않고 19조달러(약 2경2009조원)가 넘는 정부부채도 '0달러'로 만들겠다던 공약과 달리 재정적자는 1조달러를 넘어섰고 부채 규모는 23조달러까지 늘어났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정적자가 심해질 경우 미ㆍ중 무역 분쟁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등에 따른 돌발 변수에 미국 정부가 제대로 대응할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4일 미국 재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말까지 집계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1조200억달러를 기록했다. 재정적자가 1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7년 만이다. 재정적자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급격히 치솟았다. 지난해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상 재정적자는 9843억달러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초 5856억달러 대비 68%나 증가했다. 미 재무부는 전날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2020년 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의 재정적자가 1조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정부부채도 23조2013억달러로 집계돼 2017년 초 19조9768억달러보다 3조달러 이상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당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를 모두 없앨 것이라 공약했지만 오히려 집권 이후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규모는 더욱 확대되는 실정이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경제 정책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적자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경기가 변동될 때 재정 정책을 운용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워낙 경제 규모도 크고 경기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재정적자 규모가 너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CBO 집계 결과 지난 5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은 연평균 2.9%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7%로 높아졌다. 인구 고령화와 의료비 지출 증가, 이자비용 상승 등을 감안하면 2049년에는 8.7%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8월 필립 스와겔 CBO 국장은 "정부 재정이 지속 불가능한 경로로 나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GDP대비 미국 재정적자 추이[자료출처=미 의회예산국(CBO)]

GDP대비 미국 재정적자 추이[자료출처=미 의회예산국(C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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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3일 전미경제학회(AEA)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 시장 국가들의 재정 여건은 세입 구조가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우며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재정지출은 이미 엄청나게 확대된 상태이며 위기에 대응할 여력이 없다"고 경고했다. 127개월이나 지속된 경기 확장 국면이 언제 둔화로 돌아설지 모를 상황인 데다 미ㆍ중 무역 분쟁, 중동 정세 등 지정학적 돌발 위험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재정적자 심화는 미국 정부의 대응 능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다.


반면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갑자기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 더욱 위험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AEA에 패널로 나온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 총재는 "일본형 장기 불황을 막기 위해 통화 정책은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재정은 더 확대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 버냉키 전 Fed 총재도 "경기 침체가 발생해도 대응 여력이 아직 충분한 만큼 더욱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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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재정적자 상황이 아직 우려할 상황까지는 아니고, 트럼프 행정부가 충분히 상황을 통제할 능력을 갖췄다고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부담이지만 여전히 실업률이 낮고 민간소비는 강한 만큼 재정적자가 큰 위험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권영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센터장도 "재정적자와 부채 우려, 중동 위기, 트럼프 대통령 재선 문제 등 예상되는 리스크 사항들이 있지만 트럼프 정부와 Fed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미 경제가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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