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책임 공방…사태 장기전 예고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놓고 운용사와 판매사간 책임론 공방이 불거지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판매사들은 운용사의 불법행위인 데다 초고위험등급인 파생결합펀드(DLF) 때와 달리 상품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배상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투자자들은 운용사와 불완전판매를 권유한 판매사들을 소송하겠다는 입장이며 금융당국도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DLF 때 보다 한층 복잡한 상황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금융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ㆍ증권 등 라임 펀드 판매사 16곳은 공동 대응단을 꾸리고, 라임자산운용의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형사 고소 등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해나갈 방침이다.
판매사들은 DLF의 경우 위험도 등급이 1등급인 반면 라임은 투자위험도가 3~4등급으로 상품판매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배상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은행의 경우 배상책임이 인정되면 DLF 처럼 금융당국의 제재를 피할 수 없고, DLF 제재 위기에 직면한 일부 판매사의 경우 지배구조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송전도 불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라임 펀드는 판매사의 불완전판매가 아니라 자산운용사가 작정하고 판매사를 속인 것"이라며 "판매사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기가 어려운 만큼 현재 논란에 휩싸인 은행들도 피해자"라고 성토했다.
반면 투자자들은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라임운용 사모펀드 관련 분쟁 조정 민원은 금융감독원에 100건 넘게 접수됐다.
실제 피해가 예상되는 펀드 환매 및 상환이 연기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가입 개인ㆍ법인 계좌 수가 4000개 이상이다. 이 중 개인계좌가 3600여개에 달한다. 법무법인 광화가 피해자 구제를 위해 마련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피해자 모임' 인터넷 카페에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1000명 이상이 가입한 상태다.
금융당국도 실사 결과를 봐야한다는 입장이면서도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게자는 "회계법인 실사 결과가 나와야 투자자 손실을 가늠할 수 있다"며 "그 이후에 분쟁조정 절차에 착수하고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라임자산운용과 금감원에 실사 결과를 이달 말 내지 다음 달 초까지 전달한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해서 헤지펀드 시장 규제를 완화한 금융당국이 정작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절차를 마련해 놓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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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성일종 의원실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 중 환매 연기 가능성이 있는 1조5587억원 중 개인 투자자의 투자금액은 9170억원 수준이다. 이 중 우리은행이 3259억원, 신한금융투자가 1249억원, KEB하나은행이 959억원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수 기준으로는 우리은행이 1448개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하나은행(385개), 대신증권(362개), 부산은행(216개), 메리츠종금증권(229개)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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