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피해기업 147곳과 자율조정 위한 '은행 협의체' 참석 결정
자율조정은 앞선 금감원 분쟁조정 권고안 수용이 전제…사실상 키코 배상 결단
은행들, 이르면 이달말께 키코 배상 수용 의사 속속 밝힐 듯

'키코 대응' 선제적으로 나선 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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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김민영 기자] KEB하나은행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기업 추가 배상을 위한 자율조정 문제를 다룰 은행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다. 은행권 중 처음이다. 은행 협의체 참여는 지난달 초 금융감독원의 피해기업 배상 권고에 대한 수용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하나은행이 사실상 키코 배상을 수락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키코 추가 분쟁조정을 위한 은행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은 "오랫동안 끌어온 키코 관련 분쟁을 끝내고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단순히 배상금 지급 의무 여부를 떠나 피해기업과 고통 분담을 통해 금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달 13일 키코 피해기업 4곳에 대해 6개 은행이 피해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금감원은 은행이 조정안을 수락하면 뒤이어 피해기업 147곳에 대한 자율조정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일의 순서를 바꿔 앞서 분쟁조정 결과에 대한 수용 의사 표명은 건너뛴 채 그 다음 단계인 자율조정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키코 추가 피해기업 147곳과의 자율조정을 위한 은행 협의체 참석은 사실상 앞선 분쟁조정 대상인 4개 기업에 대한 배상 권고 수용을 전제로 한다"며 "하나은행이 금감원에 키코 배상을 수용하겠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하면서도 은행 중 가장 먼저 배상안을 수락한다고 발표하는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영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키코와 유사한 외환파생상품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들이 감독당국의 배상 권고 또는 자율 의사에 따라 전격적인 배상에 나섰다. 반면 국내에서는 2013년 대법원이 불완전판매 인정 판결을 내렸음에도 소송을 제기한 기업 외에는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당국, 은행 모두 키코 배상 문제와 관련해 미온적이었던 탓이다. 이후 윤석헌 금감원장이 2018년 취임 직후 키코 문제를 재소환하면서 약 1년6개월만에 배상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이르렀다.


일부 은행들은 금감원이 키코 배상 결정을 내린 때부터 배상안을 수용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특히 우리·하나·대구은행 등은 일찌감치 수용 가능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왔다. 다른 은행들도 입장 차이는 있지만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경우 지주사 및 은행 지배구조 문제로 금감원과 여러 차례 갈등을 겪어 왔고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불완전판매, 자료 삭제 논란까지 겹쳤다"며 "금감원과의 관계 개선 및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금감원의 키코 배상 결정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을 가장 먼저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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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부 은행들은 경영진 차원에서 키코 배상을 결정한 후 이사회와 간담회를 갖고 키코 배상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의 키코 배상 수락 의사 표명 시한은 지난 8일에서 한차례 미뤄졌다. 이르면 이달말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은행들이 금감원에 키코 배상 수락 의사를 속속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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