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활용할 수 있을 듯, 미국도 꼭 싫어하지 않을 것"

외교부 고위 당국자 "美, 파병 요청하겠지만 국민 안전이 최우선"…호르무즈 파병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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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외교부가 한 때 격화됐던 미국과 이란 사이의 충돌로 급부상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신중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미국이 당연히 요청하겠지만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우리 국민이 이라크에 1600여명, 이란에 290여명이 있고 그 중 테헤란에 240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청해부대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일본이 해상자위대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를 중동 해역에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그는 "청해부대 활동에 국민의 안전과 보호가 포함돼 있으니 활용할 수는 있다고 본다"면서 "미국도 꼭 싫어한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는 그간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온 만큼 대 이란전선에 파병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신중론’을 간접적으로 고수해왔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공방으로 중동의 상황이 악화된 만큼 보다 진전된 내용이 필요할 전망이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핵 합의 제안에 대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해 국제법과 국제 의무를 무시하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운 탓에 그간의 태도를 무작정 고수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강 장관은 일단 파병을 요청하는 미국의 입장과 우리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올해 처음이자 역대 열 번째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강 장관은 전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세 분석에 있어서나, 중동 지역 나라와 관계를 고려했을 때 (미국의 입장과)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이란과도 오랫동안 경제 관계를 맺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작전 관련해 지속적인 참여 요청이 있었던 상황이며, 우리 국민과 선박 항행을 최우선으로 여러 옵션을 계속 고려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 중동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한국 정부가 바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거나 한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남북 교류와 협력 확대를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대북 제재 이행 의무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게다가 한미 관계의 또 다른 현안인 SMA 협상과 한일 관계의 현안인 GSOMIA 종료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힐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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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이란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고 대(對) 이란 공동전선 요구를 적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은 북미 대화 진전, 남북경협 제재면제 등을 골자로 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병렬적으로 놓이도록 노력하면서 청해부대 외에 다른 기여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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