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허위조서 작성"…'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유족 국민청원
"손도장 찍힌 아버지·사촌, 경찰 정식 조사 받은 적조차 없어"
"지금이라도 입 열고 마음의 짐 털어야…피해자 넋 위로하는 길"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춘재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초등학생 실종사건 당시 경찰이 허위조서를 꾸몄다는 유족 측의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이 단순히 사건을 덮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이른바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피해자의 오빠라고 밝힌 이가 올린 글이 게재됐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30분께 경기 화성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모(8)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사라진 사건이다. 이춘재가 김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고 자백해 이춘재의 잔학한 범행 전모가 드러난 바 있다.
글쓴이는 “수십년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긴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억울한 피해자는 비단 윤씨뿐만이 아니다”면서 “(이춘재 사건 가운데) 유일하게 시신을 찾지 못한 제 동생 사건 당시 동생을 실종 처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허위의 조서를 꾸몄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은 사건 직후 아버지와 제 사촌을 조사한 것처럼 진술 조서를 만들고 거기에 막도장과 손도장을 찍었지만, 두 사람은 경찰에서 정식으로 조사를 받은 적도 없고 진술 조서에 도장을 찍은 기억도 없다”면서 “더욱이 가족들이 애타게 동생을 찾고 있던 1989년 12월 동네 야산에서 동생의 시신과 옷가지 등 유류품이 발견됐음에도 경찰은 가족들에게 알리기는커녕 수사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유족은 경찰이 당시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윤씨를 지목하고 허위 자백을 받아낸 뒤 화성연쇄살인사건이 해결된 것으로 판단한 것이 허위 조서를 작성한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8차 사건이 해결되고 몇 개월 후 동생이 똑같은 범행 수법 하에 시신으로 발견되자 수사를 재개하기에 부담을 느낀 경찰이 사건을 덮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생 시신을 발견했을 때 가족에게라도 사실을 알려줬다면 지난 30년이 이렇게 철저한 고통 속에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글쓴이는 “인면수심의 범행을 저지른 이춘재가 마땅히 그에 합당한 죗값을 치러야 하겠지만, 우리 가족은 당시 경찰에게 더욱 분노를 느낀다”면서 “시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허위 증거를 만들어 한 사람, 한 가족의 인생을 파멸로 몰아갔음에도 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경찰은 특진을 하고 영광을 누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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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 가족이 무력감과 절망감을 느끼는 것은 당시 적극적으로 사건을 은폐한 경찰을 처벌할 길이 없다는 것”이라며 “조금이나마 떳떳하게 서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굳게 다문 입을 열어 진실을 말하고 진정한 사과를 해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평생을 짊어왔을 마음의 짐을 털어버리고 일말의 측은지심을 발휘해 동생의 넋을 위로해 주는 길”이라고 당시 경찰들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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