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포럼] 경험카드
오늘 유난히 사무실이 조용하다. 휴게실도, 회의실도, 다들 어디로 간 건지 알 수 없었다. 속삭이는 소리,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웃음소리는 사무실의 영양제와 같다고 생각해왔다. 그런 사무실이 조용하다는 것은 뭔가 고민거리가 생긴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직원들은 출근하고, 맡은 업무를 수행하고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가벼운 티타임을 한 뒤 각자 업무로 복귀, 그리고 퇴근으로 일과가 마무리된다. 하루의 절반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 사이 부서 간의 업무 조율, 실적 관리, 외부 업체와의 조율 중 발생한 미묘한 감정, 내부 사람들 간 감정들의 다양한 무게감은 가끔 사람을 사라지게 한다.
오늘 유난히 조용한 사무실은 아마 그중에 하나일 것이다. 누군가의 변화를 알아본다는 것은 관심이다. 헤어스타일, 새로 산 구두, 바뀐 패션, 새 가방 등 작은 변화도 우리는 센스 있게 관심과 칭찬으로 표현하곤 한다.
우리 사무실에서 사라진 사람을 찾았다. 막내 사원이다. 막내 사원의 책상에 메모 하나를 남겨놓고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막내는 쪽지를 들고 나를 찾았다. 휘둥그레진 눈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선다. 나는 음성으로 화답했다. "무슨 고민 있나 해서요. 얼굴빛도 안 좋고, 걸음걸이도 무거워 보이고, 웃음도 사라지고 해서 요즘 재미없나 보다 싶어서요"라고.
그 친구는 자기에게 관심 갖는 사람이 이 공간에는 없는 줄 알았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고는 선배들에게 꾸중을 들으면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적성에 안 맞는다는 생각과 함께 자꾸 자신이 움츠러든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우리는 처음으로 해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 나 역시 그러한 과정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 대부분 사람은 모든 일에 재능을 갖고 있지 않다. 하나하나 실수하며 어렵게 고민하고 경험하면서 시간이 흘러 첫 경험이라는 카드를 받는다. 그 카드는 그다음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패스 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러한 새로운 경험 카드들이 쌓이면 전문가라는 영역에 들어서게 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전문가 영역까지 레벨 업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도 첫 경험 카드를 받아야만 갈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회생활도, 개인의 삶도, 온라인 게임도 처음이라는 과정을 거친 성장이 있다.
처음 도전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응원 그리고 끝까지 지켜봐 주는 관심이다. 그 관심을 함께 나눌 동료, 친구, 가족들이 있을 때 그 관심은 건강하게 자기 발전에 자양분 역할을 한다.
지치고 힘들 때, 경험의 카드를 들고 새로운 경험을 다시 시작할 용기가 부족할 때, 우리는 누군가의 위로와 지지, 성원 그리고 지켜봐 주는 관심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면 당신이 들고 있는 경험 카드를 한 장 사용해 옆 사람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는 경험은 또 어떨까?
그 직원에게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하나하나 고민하고 생각해 더 나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면 과감히 선배들과 의견을 말하라고 조언했다. 선배들의 경험 카드가 작동된 피드백을 받아 내 것으로 결과물로 만들라고 했다. 꾸중과 실패가 두려워 마무리되었을 때의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작은 결과물이라도 완결을 지어 그 결과물을 반드시 손에 쥐어봐야 한다. 혼자 끌어안고 있을 때보다 선배들과 나눌 때 만족감이나 성취감이 훨씬 높을 것이다. 오늘 우리는 스스로 어떤 경험 카드들을 사용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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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란 동아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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