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칼바람에도 '소비자보호'는 확 키우는 은행들
조직 신설하고 독립배치하며 기능강화 전력
경영여건 악화 속 부담 가중되지만 불가피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주요 은행들의 소비자보호 업무영역이 '구조조정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 대대적인 점포 통폐합과 인력 감축의 칼바람에도 관련 업무조직은 줄줄이 신설되는 추세다. 조직이 늘면서 전담 임원직과 실무 인력 소요가 덩달아 늘어 경영상 부담도 커지는 모양새다.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대형 금융사고의 여파로 소비자 권익보호 여론이 높아지고 금융당국의 압박이 강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과 올 초에 걸친 조직개편에서 소비자보호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을 잇따라 신설하거나 향후 개편 과정에서 신설하기로 했다. DLF 사태에 따른 당국의 제재 절차에 놓여있는 KEB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겸직 체제이던 소비자행복그룹과 소비자보호본부를 분리ㆍ강화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행복그룹은 소비자보호그룹으로 격상됐고 소비자보호본부는 손님행복본부로 독립배치됐다. KEB하나은행은 아울러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투자전략부ㆍIPS부ㆍ손님투자분석센터를 둬 상품 전문성 및 모니터링 기능을 제고했다. KEB하나은행과 마찬가지로 제재 절차에 놓인 우리은행은 새 행장 선임에 이어 단행될 조직개편에서 자산관리그룹과 연금신탁그룹을 자산관리조직으로 일원화해 전문성을 높이고 상품ㆍ마케팅 조직을 분리해 리스크 관리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24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금융사기 대응팀'을 새로 만들었다. 이와 함께 '전행적 소비자보호 강화 및 대포통장 감축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신한은행 또한 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해 고객보호 업무를 총괄하게 했고 고객 민원대응 등을 전담하는 소비자지원부를 만들었다. NH농협은행은 올해부터 금융소비자총괄책임자(CCO)를 따로 두기로 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가속화하는 구조조정의 흐름과 대비된다. 이들 주요 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 점포의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올 2월까지 최대 100개 가까운 점포가 문을 닫을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다양한 형태의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 초까지 1000명 안팎의 직원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규제 등 정부의 각종 규제로 경영환경이 점점 나빠지는 데다 비대면 마케팅 같은 디지털의 기반이 갈수록 넓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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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경영의 효율화가 급선무인 은행들 입장에선 거대 조직을 신설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게 울며 겨자먹기일 수도 있다"면서 "정부 정책의 기조가 소비자중심인데다 잇따른 판매사고로 자초한 측면이 있고 당국 또한 이런저런 방식으로 소비자 관련 기능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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