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으면 우리도 이란처럼 당한다' 위기감 커질 듯
전문가 "이란 사태, 김정은의 핵 보유 이유 보여줘"
이란, 美와 핵 합의 했으나 뒤집혀…北, 대미 불신↑

북한은 지난 30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3일째 진행하고 있다고 조선중앙TV가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선중앙TV가 보도한 3일 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단상에 오른 모습.

북한은 지난 30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3일째 진행하고 있다고 조선중앙TV가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선중앙TV가 보도한 3일 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단상에 오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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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폭사시킨 사태가 향후 '한반도 비핵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에 맞서 핵무기를 자위적 차원에서 마련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자신들의 정부 주요인사가 타국에서 암살당할 수도 있으며,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억제력은 핵무기를 통해서만 확보될 수 있다고 더욱 강하게 확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오전 현재 북한 매체들은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가 사망한 이번 사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세계의 정부와 언론이 이번 사태에 대해 극심한 우려를 표하며 긴장감을 숨기지 않고 있는 상황과 대비된다.


그동안 북한 매체들이 국제적 이슈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한 템포 늦게 반응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입장은 2~3일 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는 아예 무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미국-이란 사태를 초긴장 속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비핀 나랑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오늘의 사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하여금 핵무력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가 됐다"고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평가했다. 모든 면에서 전력의 열세가 분명한 상황에서, 미국의 체제·안전보장 위협에 대해 맞설 수 있는 카드는 '핵무기'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대체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주권 및 안전보장을 위한 공세적 조치'를 언급한 바 있다.


미 외교정책단체 '디펜스프라이오리티스' 소속 대니얼 드패트리스 연구원은 "(북한은) 무엇이 자주권의 완전한 보장과 국가의 안전을 지켜줄 것인지 알고 있다"며 "그것은 핵 억지력(핵무기 보유)"이라고 지적했다. 자주권 및 안전보장을 위한 핵의 중요성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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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리비아 사태에 이어 2020년 이란까지 지켜본 북한은 비핵화는커녕 핵보유·핵전력 강화에 더욱 매진할 공산이 크다. 북한은 리비아와 이란의 사례를 비핵화를 하지 말아야 할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란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핵 합의를 했지만, 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뒤집은 것도 모자라 정부 요인을 폭사시키기까지했다.


북한은 리비아가 핵을 포기했기에 체제가 무너졌다고 보고 있다.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것은 선(先) 핵포기 때문이 아니라, 독재권력체제의 내부 모순으로 인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으나 북한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로버트 킹 전 미국 북한인권특사에게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의 최후를 언급하며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에 극도의 경계심을 보였다.


지난해 5월 24일에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담화를 통해 "우리를 비극적인 말로를 걸은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고위정객들이 우리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당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언론에 "(북한이) 리비아와 같은 최후를 맞을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거센 반발이었다.


북한이 지난해 8월 24일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8월 24일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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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과 이란은 반미의 선봉에서 남다른 유대를 과시해왔다. 이란 역시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다. '동병상련'의 처지에서 북한은 이란에 대한 지지를 수차례 표명해왔다.


가령 지난해 4월 1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란을 자주·번영의 모범 국가로 꼽았다. 당시 신문은 '나라의 번영과 안전을 위한 이란의 노력'이라는 '정세론해설' 코너 기사에서 "이란 정부는 자주적이고 부강한 나라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투쟁하여왔다"면서 "이란 정부는 나라의 안전을 수호하고 중동의 평화를 보장하기 위하여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이를 이겨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현재 외부세력은 이란의 무진장한 자연부원을 노리고 이 나라의 자주권을 말살하기 위해 각방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정세하에서 이란 정부는 그 어느때보다 정치, 경제,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나라와 민족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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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이란의 유대는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새해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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