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성이 뭐길래..1년전 결과두고 갑론을박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2013년 당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4대중증질환 국가보장 100% 확대를 당초 계획과 달리 일부 항목에 대해 비급여를 그대로 두기로 하자 이들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경실련 제공>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환자가 내는 본인 부담금액이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증질환은 환자가 모두 부담하는 비급여가 많아 진료비 부담이 심각하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를 축소하고 건강보험 적용을 대폭 확대하겠다. 환자간병, 특진비, 상급병실료 등 3대 비급여는 물론 의료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비급여의 급여화를 추진하겠다."
건강보험의 역할을 강화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려는 건 여야 정치권을 가리지 않고 엇비슷하다. 전자는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내세우면 내건 공약이며, 후자는 2017년 대선 전 문재인 후보를 필두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이다. 실행방법이나 내용에선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정책결정권을 쥔 자리에 있다면 건강보험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은 초고령사회로 내딛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피할 수 없는 일인 셈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전 국민이 가입하고 혜택을 받는 구조다. 이러한 건강보험이 의료서비스가 전달되는 체계 안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나타내는 지표가 보장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표한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보장률은 63.8%다. 금액으로 따지면, 2018년 한 해 동안 쓴 진료비가 93조3000억원가량인데 이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한 금액이 59조5000억원 정도였다는 얘기다.
나머지 34조원가량은 규정에 따른 법정본인부담금이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진료비다. 쉽게 말해, 내 주머니에서 나갔다는 뜻이다. 지난해 보장률은 앞서 1년 전보다 1.1%포인트 올랐다. 한 해가 다 끝나가는 시점에 지난해 지표가 나온 건 매해 중순께 본인부담상한선을 넘긴 부분에 대해 환급해주는 등 정산절차를 거치고 최종 확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韓 국민, 개개인 의료비 부담 높다..낮춰야" 한목소리
2018년 건강보험 보장률 63.8%..전년보다 1.1%P 올라
통상 우리나라 보장률은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공적보험을 운영하는 방식이나 의료비 산출방식이 차이가 있어 일률적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하는 경상의료비 대비 정부ㆍ의무가입보험 재원비중 평균치가 73.6%다. 유럽 국가만 따지면 80%가 넘는다.
경상의료비란 병원을 설립하거나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제외한 국민의료비로, 보장률의 경우 이 가운데 의료급여나 자동차ㆍ산재ㆍ노인장기요양보험이나 예방ㆍ공중보건과 관련한 집합보건의료비 항목을 제하고 산출해 다소 차이는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경상의료비 중 정부ㆍ의무가입보험재원비중이 58.9%(2017년 기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평균치에 한참 못 미치는 건 엄연한 사실이다. 국민 대다수가 실손보험으로 의료비를 충당하듯,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금액이 꽤 많은 편이라는 뜻이다.
현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대선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이름을 명시하면서 당정 모두 관심도가 높다는 점을 천명했다. 문케어 설계자로 거론되는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았었다. 김 이사장은 과거 건강보험 통합 당시 전국을 돌며 직접 현장조합을 설득하는 등 지금의 건강보험 체계 뼈대를 세웠다. 건강보험 산증인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의대 출신으로 학자, 시민단체, 국회의원, 청와대 공직 등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문케어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한 것도 김 이사장의 공이 크다.
고액의료 환자ㆍ취약계층, 건보 확대로 의료비 부담 ↓
2022년까지 70%달성 공언.."상승폭 미미" VS "임기 내 가능"
보장률을 둘러싼 논란이 최근 불거진 건 발표 후 1.1%포인트라는 개선폭이 미미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때문이다. 병원비가 월급의 2배가 넘는 고액의료비 환자나 아동ㆍ노인 같은 취약계층, 저소득층의 경우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고 일정 금액 이상 진료비를 보전해주는 식의 지원책 등으로 효과를 본 게 지표상 드러난다. 고액의료비 환자는 두 자릿수 이상 줄었고, 진료비가 많이 나가는 상위 30개 질환의 경우 보장률이 80%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전체 보장률 상승폭이 더딘 건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비급여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피로회복 명목의 영양주사나 도수치료 같은 것들이다. 전체 의료비로 집계되는데 건강보험 급여 가능성은 없는 진료들인데, 이에 보건당국이나 건강보험공단 안팎에서도 이러한 비급여 관리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서남규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의료보장연구실장은 "남은 비급여에 대해 항목을 표준화하는 등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관리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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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달성 70% 가능성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이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공부를 안 하던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본 시험에서 성적이 왜 1점밖에 안 올랐냐고 하면 학생이 갑갑하지 않겠느냐"면서 실제 지표가 오르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문케어 첫해였던 만큼 차기 정부 중반까지는 보장률이 오를 것으로 본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어려운 항목은 급여화했고 현 정부가 끝나는 시점이면 70%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책의 성과가 당초 예상보다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려운 항목은 급여화한 만큼 현 정부가 끝나는 2022년이면 (당초 언급했던) 70%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내다봤다. 건강보험공단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건강보험 보장률은 63.8%로 집계됐다. 앞서 1년 전보다 1.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남은 임기 내 70%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박 장관은 "계획과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나 일부 비급여 항목은 의료계가 적극 나서지 않아서 속도가 느린 측면이 있다"면서 "올해 실적이 나오는 내년 연말이면 지금보다 상당히 올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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