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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한컷]용단과 용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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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주 재계에선 의미 있는 인사가 두 건 있었다. 바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승진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사퇴가 그것이다.


권오갑. 그는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 41년 만에 그룹 수장에 올랐다. 그는 현대중공업 플랜트사업부에 말단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런던지사장, 현대학원 사무국장, 현대중공업스포츠 사장, 서울사무소장(부사장), 현대오일뱅크 사장,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및 그룹 기획실장,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등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젠 그는 회장 자리를 차지했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릴 만하다.

조성진. 그는 1976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했다. LG전자의 가전 신화를 이끈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입사 후 2012년까지 36년간 세탁기에 매진하면서 LG전자 세탁기를 글로벌 1위로 만들었다. 세계 최초 듀얼 분사 스팀 드럼세탁기, 상단에 드럼세탁기, 하단엔 미니워시를 합친 '트윈워시' 등이 그의 작품이다. '세탁기 장인'이자 '고졸 신화'로 유명한 그는 지난달 28일 인사에서 은퇴를 결정했다. 아름다운 퇴장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권 회장의 승진은 용단(勇斷)이다. 용기 있게 남아 있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과 생존이라는 남은 마지막 과제가 쉽지 않아 그가 지금껏 쌓아온 업적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업계 만년 꼴찌인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맡아 윤활유, 오일터미널, 석유화학 등 사업 다각화와 함께 수익성 제고로 2011년부터 정유 부문 영업이익률 1위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그는 현대중공업 대표와 부회장을 맡아 지주사 체제 구축, 순환출자 고리 끊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제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임무를 마쳐야 한다.


조 부회장의 사퇴는 용퇴(勇退)다. 용기 있게 물러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조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스스로 사퇴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임무를 위해 후배에게 키를 넘겨줬다는 것이다. 조 부회장은 용퇴를 결정하며 후배들에게 "젊음을 포함해 모든 것을 LG전자와 함께했기에 후회나 부끄러움은 없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재계에선 두 인사의 용단과 용퇴에 박수를 보낸다. 한 사람은 남고, 한 사람은 떠났지만 두사람의 용기 있는 결단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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