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두고 "수익률저하로 기업부담" "기업비용만 따져선 안돼" 이견
사진은 25일 서울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퇴직연금 부채와 기업재무 토론회'에 참석한 박영석 자본연 원장과 이인형 부원장 모습.(사진=문채석 기자)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커진다 해도 수익률이 낮아 기업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지나치게 기업의 비용만으로 연금수급자의 노후보장 수단을 단정 지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25일 서울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퇴직연금 부채와 기업재무 토론회'에선 퇴직연금 수익률 저하에 따른 기업 비용 증가를 둘러싼 미묘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패널로는 홍원구·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과 최영민 국민연금공단 기금정책팀장, 성주호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이 참석했다.
홍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아져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도입 기업에 적립 부담금 외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늘었지만 수익률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지난 4월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 퇴직연금 수익률은 1.01%에 그쳤다. 제도 유형별로는 DB형 1.44%, 확정기여(DC)형 0.53%, 개인형 퇴직연금(IRP) -0.34% 등이다.
홍 연구위원은 "2014∼2018년 퇴직연금 수익률은 평균 임금상승률보다 낮아져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지난해의 경우 DB형 퇴직연금의 추가 비용은 3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업은 자산운용을 통해 이자수익만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산운용을 해야 한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 퇴직연금 자산운용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2014∼2018년 기간 12월 결산 상장법인 사업보고서 내 재무제표로 분석해보니 퇴직연금 부채와 자산은 각각 연평균 8%, 11% 증가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 부채는 72조원, 퇴직연금 자산은 59조원으로 순부채가 13조원이나 됐다.
박 연구위원은 "적립금 운용수익률 개선을 통한 기업 부담금 절감 노력이 필요한데, 시뮬레이션해보니 앞으로 5년간 운용수익률이 1%포인트 오르면 기업 부담금을 3조7000억원 줄일 수 있다고 나온다"며 "퇴직연금 적립률이 높은 기업일수록 신용등급이 우수한 모습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자본연 외 패널들은 퇴직연금의 속성이 노후자산인 만큼 기업 재무 부담 및 신용등급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팀장은 퇴직금 제도는 1961년에 도입돼 1988년부터 시행된 국민연금보다 오래됐다면서 60년대 경제성장기에 임금후불적 성격으로 출범했다고 환기했다.
미국의 기업 퇴직연금 제도(401k)를 한국식으로 정착 시켜 DC형 퇴직연금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자본시장의 일반론이 있지만, 퇴직연금 본연의 노후보장 제도에 대한 개념이 상당 부분 누락된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최 팀장에 따르면 미국의 401k 제도는 한국처럼 임금후불적인 제도가 아니라 유능한 근로자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해 회사에 오래 다니도록 유도하는 성격의 제도다.
최 팀장은 "한국의 퇴직연금 제도와 미국 401K는 제도적 성격과 본질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퇴직연금 제도를 꼭 미국 401k제도 쪽으로 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심지어 독일의 경우 주식 투자를 포트폴리오의 35% 미만으로 제한하는 등 DC형 가입에 대한 수익률 방어를 강력 주문하기도 한다. 퇴직연금 때문에 기업부채가 는다고 해도 노후보장의 역할을 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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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교수는 "지금은 퇴직연금의 시가평가 부분이 바뀐 회계기준을 완전히 담지 못하고 있는데, 자본연이 제시한 수익률 분석도 지나치게 에셋(asset) 쪽 비중을 크게 반영한 값"이라며 "(퇴직연금이 기업 부채와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부터 하기보다) 할인율 등 다른 요소를 고려해 시장의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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