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변호인단 재판속도 둘러싼 신경전
불구속 전략…건강문제 보석 사유 제기 가능
검찰 간략한 공소장, 일본주의 논란 대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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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송승윤 기자, 이기민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재판에 넘겨지면서 법원과 변호인단 간 '재판 속도'를 둘러싼 신경전이 예상된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재판인 만큼 법원은 최대한 빠른 진행을 시도할 것이지만 변호인단은 방어권 확보 차원에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 교수 측은 각종 건강 문제를 보석 사유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가 받는 혐의가 14개에 달하며 전직 법무부 장관 부인으로서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할 경우, 법원은 주 2~3회 재판을 열어 신속한 진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가 앓고 있다고 직간접적으로 알려진 병명은 총 6~8개에 달한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진단서나 정 교수 측을 통해 공개된 병명은 뇌경색ㆍ뇌종양ㆍ고혈압ㆍ우안 실명 그리고 영국 유학시절 당한 두개골 골절상에 따른 두통과 어지럼증 등 6가지다. 아울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 사이에서 정 교수가 혈우병과 뇌수막염을 앓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 교수가 검찰의 첫 소환 시점 조율 및 조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건강 문제를 제기한 만큼, 재판이 시작돼도 이런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우선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가 수사와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에서 검증하기 난해한 건강 상태를 핑계로 대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선 법조계나 의료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신경외과 전문의들을 상대로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정 교수가 8가지 질병을 모두 앓고 있다면 사실상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한 전문의는 "뇌경색이나 뇌종양 등은 무증세 질환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증상이 없거나 미미하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일시적으로 관찰된 내용을 병명으로 내놨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가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경기도 용인시의 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들은 입원 사실 외 질병명이나 상태 등에 대해선 일절 함구하고 있다. 해당 병원은 정 교수가 뇌경색ㆍ뇌종양과 관련해 검찰에 낸 입퇴원확인서를 발급한 곳으로 추정된다. 확인서에는 병원명이나 의사명 등이 기재돼 있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병원명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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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심 공소장에 나타난 검찰의 '신중론'=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을 보면, 범죄일람표를 제외할 경우 32쪽 분량 정도다. 본지가 공소장에 대한 법조인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통상 혐의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하던 일반적 공소장과는 다소 차이가 발견됐다.


검찰은 3가지 의혹의 경위에 대해 1~3문장 정도로 간략히 기술하고 있다. 내용도 혐의와 범행 과정, 일시, 공모관계 정도만 포함했다. 검사 20여명이 70여군데를 압수수색해 수사한 것을 감안하면 다소 '소박한 공소장'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재판과정에서 공소장일본주의 시비에 걸릴 것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사법농단 관련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은 "공소장에 적힌 내용이 장황하고 유죄심증을 일으켜 공소장일본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하면서 재판이 지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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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 소환을 앞둔 검찰이 수사 전략을 최대한 감추기 위해 공소장을 간략히 작성했다는 분석도 있다. 조 전 장관은 공소장에 11차례 등장하지만 공모ㆍ공범 관계로 나오지는 않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공범에 대한 수사와 정 교수에 대한 추가 기소를 염두에 두고 공소장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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