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완주 부장]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총선체제를 구축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 출범 반환점을 눈앞에 두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여당. 정권교체를 위해 반드시 총선 승리가 필요한 야당. 물러설 곳이 없는 한판 승부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준비태세부터 두 당 사이 승부의 추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느낌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를 전후로 호기를 잡았던 한국당의 잇단 헛발질이 멈추지 않는 탓이다.

민주당은 '조국 사태' 이후 민심 이반 현상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그래서일까. 민주당의 총선기획단은 '스토리'와 '감성'을 담아냈다. 당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금태섭 의원과 지난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정청래 전 의원을 포함시켰다.


이를 두고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내뱉은 탄식이 눈길을 끌었다. 장 의원은 거침없는 소신발언으로 당내 반발을 산 금 의원이 총선기획단에 포함되자 "섬뜩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금 의원의 '다름'을 사버리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고 민주당의 '결기'를 가늠케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친문(친문재인) 순혈주의'를 깨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어떤 인재영입보다 효과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에 대한 장 의원의 평가는 냉정하게 핵심을 찔렀다. 한국당에 대한 진단도 마찬가지였다. 야심차게 내놓은 인재영입 카드가 출발부터 삐걱거린 것에 대해 "뼈아픈 실책"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황교안 대표의 '인재영입 1호'인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영입 논란을 겨냥해서다. '삼고초려'로 데려온 인사의 '공관병 갑질'과 '삼청교육대'라는 비아냥에 한국당은 휘청거렸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당의 총선기획단이 출범했다. 예상대로 황 대표의 측근으로 대부분 채워졌다. 그것도 영남 의원들이 주축이다. 스토리와 감동 대신 황 대표의 친정 체제 구축이라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이자 총선 국면의 여론조사를 총괄하는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총선기획단에서 제외된 것 역시 민주당과 대비된다. 민주당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당연직으로 총선기획단에 합류시켰다.


선거를 앞두고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이슈는 '쇄신'이다. 하지만 쇄신에 대한 반응속도도 한국당은 한 박자 뒤떨어졌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에 대한 반발 기류를 가라앉히고 '질서있는 쇄신'을 앞세워 일사불란하게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박찬주 나비효과'로 흔들린 한국당은 뒤늦게 김태흠 의원이 정풍운동 차원의 쇄신론을 주장했다. 영남과 강남의 3선 이상 의원들의 용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초ㆍ재선 의원들도 팔을 걷어 붙였다. 7일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쇄신운동은 벌써부터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심지어 수도권 내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들린다. 전략이 뒷받침 된 방향성을 가진 쇄신론이 아니라는 불만이다. 자칫 특정 지역과 인물들에 대한 인위적인 공격으로 당 내분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연장선이다.


유민봉 의원이 국회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지만 쇄신론의 불씨로 보기는 어렵다. 유 의원은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이미 총선 불출마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래서 김 의원의 쇄신 주장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동료 의원들의 '세'를 등에 업은 형태가 아닌 개인 자격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정작 본인의 기득권 등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설득력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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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천을 둘러싼 내홍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출발부터 승부추가 기울어진 한국당의 쇄신론이 어떻게 전개될지 자못 궁금하다.


정완주 부장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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