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대학 입학 후 다른 길, 2004년 제17대 총선 원내 입성…野원내대표 靑정무수석 대화 파트너, 국감 설전 이후 냉랭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황진영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질긴 인연'이 11월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두 사람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 과정에서 이른바 '우기기' 설전을 주고받으며 관계가 냉랭해졌다.


제1야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정무수석은 평소 정국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관계다. 강 수석과 나 원내대표는 주요 현안에 대해 인식의 차가 뚜렷하지만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며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 국감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나 원내대표는 강 수석이 야당 의원을 향해 고성을 지른 것과 관련해 "저는 이런 정무수석과 더 이상 대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 수석은 야당의 무례한 질의태도가 사건의 발단이었다는 입장이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비경제 분야 전체회의에 출석,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강 수석은 지난 1일 청와대 예산안 심사 중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고함을 쳐, 한국당으로부터 해임요구를 받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비경제 분야 전체회의에 출석,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강 수석은 지난 1일 청와대 예산안 심사 중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고함을 쳐, 한국당으로부터 해임요구를 받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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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충돌을 둘러싼 앙금이 정국의 발목을 잡는 것은 청와대와 한국당 모두 부담이다. 한국당은 당분간 강 수석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청와대는 상황 전개를 주시하는 형태로 정국이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은 6일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야당과 원활한 관계를 원한다면 강기정 '막장수석'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강 수석 사퇴 요구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강 수석이 국감 직후 사과해서 문제가 일단락됐기 때문에 별도로 입장을 낼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야당의 행동과 관련해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치 공세라는 인식도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언제 국회의원들에게 피감기관을 모욕해도 되는 권한을 줬나"라는 국감 발언은 청와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막힌 정국을 푸는 역할을 해야 하는 정무수석 때문에 정국이 경색된 만큼 이 문제를 푸는 것도 정무수석이 해야 한다는 게 청와대 기류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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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수석이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것도 청와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다른 수석은 청와대 일정상 국회에 가는 게 어렵고 강 수석만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하지만 '결자해지' 차원에서 강 수석이 출석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국의 꼬인 매듭을 푸는 것은 두 사람의 태도 변화에 달렸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의 인연이다. 인연의 시작은 두 사람이 대학에 입학한 1982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 수석은 전남대 전기공학과 82학번으로 입학한 뒤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1985년 삼민투쟁위원장 시절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에 연루돼 투옥된 이후 사회운동과 정치인 생활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각각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초선의원 생활을 시작한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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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모두 총선을 앞두고 아픔을 겪은 기억도 갖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2012년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남편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면서 불출마를 선택했다. 강 수석은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공천 배제의 아픔을 겪었다. 지난 1월 강 수석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기용되면서 나 원내대표와 '대화의 파트너'가 됐다. 두 사람의 인연은 그렇게 이어졌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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