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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동 영향력 상실 비판에 "석유 지켰다"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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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공격 및 러시아의 개입을 방치해 미국의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하는 등 실책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석유가 안전하게 지켜졌고 우리의 장병들이 집에 돌아 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글을 올려 "우리의 힘인 경제력은 훨씬 더 나은 대안인 군대를 새롭게 재건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면서 "석유가 안전하게 지켜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최대 산유국 지위에 올랐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4일 사우디 석유시설 드론 피격 당시 트윗을 통해 "우리는 중동의 석유나 가스가 필요하지 않고, 사실 중동에 유조선도 거의 없으나 우리의 동맹은 돕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병사들은 다른 곳을 향해 시리아를 떠났거나 떠나는 중이며, 그후 집으로 돌아 올 것"이라며 "우리는 10년 전에 30일 주둔을 약속하고 중동에 갔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20년 동안 중동 정책을 잘못 다룬 바보들이 우리가 이 거래에서 무엇을 얻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간단하게 '석유, 그리고 우리의 병사들을 집에 돌아 오게 했고 이슬람국가(IS)는 갇혀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를 향해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터키는 안전지대로 알려진 곳으로부터 인근 지역을 향해 떠나는 쿠르드족에 대해 발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이를 어긴다면 대규모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는 점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터키가 약속을 위반하면 다시 고강도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내친 것이다. 미국은 지난 14일 대터키 철강 관세 50% 환원 등 제재를 부과했다 지난 23일 철회 방침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우리는 군을 재건해왔다. 우리는 강하다"며 "우리는 시리아에서 우리의 병력을 철수시키는 훌륭한 일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유전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병력 재배치를 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며 유전지대 병력 강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미군의 시리아 북동부 철수 방침을 밝히는가 하면 터키의 공격 계획에 대해 지원ㆍ방해하지 않겠다며 중립을 선언했다. 이후 터키는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 거주 쿠르드족 소탕 및 폭 30kmㆍ길이 440km 안전지대 건설을 통한 시리아 난민 정착 등을 명분으로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을 맺고 IS와 싸워 온 쿠르드족을 배신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소수 종교ㆍ민족 학살 등 인도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난도 제기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대표단을 급파해 지난 17일 터키 측과 쿠르드족의 안전지대 밖 이전을 조건으로 120시간 휴전에 합의했다.


이처럼 미군이 빈 자리는 러시아가 메웠다. 러시아는 지난 22일 터키와 향후 150시간 동안 쿠르드족 민병대(YPG)의 안전지대 밖 철수를 조건으로 영구 휴전에 합의했다. 또 미군이 빠져나간 자리를 대신해 안전지대 내 순찰을 터키군과 함께 공동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러자 미국 내에선 애써 쌓아 놓은 중동 지역에서의 중재자 역할ㆍ리더십을 한꺼번에 날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ㆍ러시아 합의 후 일부 병력을 시리아 동부 유전지대 보호를 위해 잔류하겠다고 밝힌 후 '석유 보호'를 명분으로 쿠르드족 일부를 해당 지역으로 이주시키자는 '아이디어'까지 내놓으면서 "동맹을 버리고 석유를 선택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마도 쿠르드인들이 석유 지대로 향할 때인 것 같다"며 시리아 북동부에 분포하는 쿠르드 세력을 동부 유전지대로 이동시키겠다는 아이디어를 불쑥 꺼낸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중동에서 영향력 강화에 성공한 데 이어 아프리카까지 노리고 있다. 옛 소련 시절의 '영광'을 회복하겠다는 기세다. 러시아는 지난 23일 흑해 연안 소치에서 제1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및 경제포럼'을 열고 아프리카와의 정치ㆍ경제 협력 확대를 모색했다.


터키도 기세등등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진 '마즐룸 아브디 코바니' YPG 총사령관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다. 쿠르드ㆍ아랍 전투부대인 '시리아민주군'(SDF) 총사령관인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마즐룸 아브디와 대화했으며 그가 미국이 한 일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밝힌 인물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는 트럼프가 마즐룸의 편지를 받은 데 대해 '전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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