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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수건씌워 짬뽕 국물 고문…이춘재 짓인데 자고 싶어 자백"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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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경 기자]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의 자백이 사실로 드러나며 당시 경찰의 강압수사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박모(47) 씨가 '이춘재 사건'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해온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22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박 씨는 당시 수사 상황에 대해 "경찰이 8~9일간 잠을 재우지 않고 폭행하는 등 강압수사를 하는 바람에 이를 이기지 못하고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씨가 연루된 사건은 1991년 1월16일 발생한 강간치사 사건으로, 1990년 11월15일 9차사건 뒤 두 달 지난 시점이었다.


해당 사건 피해자 박모(당시 17세) 양은 청주 가경동 택지조성공사장 하수구에서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박 씨는 별개의 절도 사건에 휘말린 상태였으며, 경찰은 현장 인근에 살던 박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박 씨는 경찰이 잠을 재우지 않고 때리고, 나중에는 거꾸로 매달아 얼굴에 수건을 씌운 채 짬뽕 국물을 붓는 고문 등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강간치사로 들어가서 몇 년 살다 나오면 된다'는 회유도 있었다.


박 씨는 "잠을 자고 싶었고, 그만 괴롭힘을 당하고 싶었다"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범행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무죄 판결을 받은 박 씨는 "처음에는 주변에 억울하다 했지만, 점점 말을 안 하게 됐다"며 "무죄를 받은 뒤에도 소문은 이미 다 퍼진 뒤라 사람들을 피해 다니며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30년이 지난 일"이라면서도 "그때 당한 가혹행위에 대해선 사과라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자신의 부모님에 대해서 "이렇게 오해가 풀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재심청구는 어렵다. 구금보상신청도 있지만, 시효가 3년이라 한참 전에 지났다.


박 씨 사건에 대해 1ㆍ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은 상고를 포기했다. 하지만 진범을 잡기 위한 추가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도 이 사건이 '해결된 사건'으로 분류됐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이춘재의 자백을 받은 뒤 확인해본 결과 경찰 서고에 박 씨를 송치했다는 서류만 있어 해결된 사건으로 분류됐고 박 씨가 무죄로 석방된 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춘재의 자백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몰랐을 뻔한 사건이었던 셈이다.






김윤경 기자 ykk02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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