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피해 월미도 주민 생활안정지원금 받는다
인천시의회 조례안 가결…조례 추진 3차례 무산끝에 통과
1인당 30만원 지원…69년만에 경제적 지원 근거 마련
과거사위서 희생자로 확정한 37명 중 인천거주자로 대상 제한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상륙작전 당시 피해를 입은 월미도 원주민들이 69년만에 생활안정지원금을 받게 됐다. 지원 근거인 조례 제정이 3차례나 인천시의회 통과에 실패한 끝에 이루어진 일이다.
인천시의회는 6일 제25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인천시 과거사 피해주민 귀향지원을 위한 생활안정 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피해를 본 월미도 거주 원주민 또는 유족들이 1인당 30만원 이내의 생활안정지원금을 받게 됐다. 지원 자격과 지원금 규모, 지급 기간 등은 별도 위원회를 둬 정하기로 했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월미도 마을에는 미군이 주둔했고 철수 후에는 해군부대가 들어서면서 주민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 2001년 해군 2함대가 평택으로 이전했지만 이곳은 다시 월미공원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포격 당시 피난을 떠났던 원주민들은 월미도 인근의 인천역 주변 판잣집을 떠돌아야 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네이팜탄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월미도 주민만도 1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례는 70여년 가까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월미도 주민들을 위해 지방자치법에 따른 최소한의 생활 안정자금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미군 폭격 피해주민 지원 조례 제정은 그동안 모두 3차례나 시의회에 상정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의회는 올해 4월 본회의에서 조례안을 가결 처리했지만, 행정안전부가 인천시에 이 조례에 대한 재의 요구를 지시했다. 재의란 일단 의결된 안건에 대해 동일한 의결기관이 다시 심사·의결하는 절차를 말한다.
행안부는 '인천시 자체 심의위원회가 지원 대상자인 피해자를 선정토록 한 조항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피해자 선정은 국가 사무로 지방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008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조사해 확정한 인천상륙작전 '희생자' 외에 별도로 대상자를 선정하거나, 행정구역을 벗어난 이들까지 대상자로 선정하게 되면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벗어나 위법이라는 것이다.
앞서 2011년 3월과 2014년 5월에도 조례 제정이 추진됐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발목이 잡혔다. 2011년에는 시의회 상임위에서 보류됐고, 2014년에는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당시 안전행정부의 재의 요구 끝에 결국 폐기됐다.
이번에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례안은 행안부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수정·보완한 것이다. 생활안정지원금 지급 대상을 과거사위에서 '희생자'로 확정한 37명 중 '인천 거주자'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현재 파악된 인천 거주 희생자 30여명에게 생활지원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안병배(중구1) 시의원은 "폭격 당시 월미도에는 75가구가 있었다. 이들 중 과거사위에서 희생자로 확정되고 인천에 사는 이들로 지원대상을 수정했다"며 "이번 조례가 월민도 주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인권회복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조례는 이념 논쟁에 휘말리며 정치권의 공방을 낳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인천 상륙작전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면 북한 정권에 보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대변인 논평을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동학혁명까지 보상하고 병자호란·임진왜란 피해까지 다 보상해 줄 건가. 6·25 피해 보상을 해 주려면 전 국민에게 해줘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내 투자금 손실 나도 정부가 막아준다"…개미들 ...
민주당은 그러나 2008년 과거사위원회가 정부에 피해보상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했고, 한국당에서도 소속 시의원과 안상수 국회의원도 각각 2015년과 2017년 유사한 조례를 대표발의한 적이 있다며 맞섰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