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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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예산 500조원 시대가 열렸다. 내년도 예산은 513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3조9000억원이나 많은 울트라 슈퍼예산이다. 예산증가 속도가 과속을 넘어 폭주 수준이다. 재정수입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재정지출과 적자국채 규모는 엄청나게 늘었다.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감내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확장적으로 예산을 편성했으며 핵심 신산업 육성 등을 위해 집중 투자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또한 미래 성장동력인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큰 폭으로 증액했고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소재ㆍ부품ㆍ장비산업의 자립화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국민은 정부의 발표에 조금이나마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예산안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뭔가 좀 이상하다. 먼저, 증액 규모의 47%에 해당하는 20조6000억원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선심성 예산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보건ㆍ복지ㆍ노동 분야 예산에 배분됐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한 결과 발생한 고용참사를 만회하기 위한 4조5000억원의 일자리 증액예산이 포함됐다. 내년에도 재정지원을 통해 2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R&D 분야에는 3조6000억원밖에 증액 배분되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무려 44조원이나 증액하면서 R&D에는 고작 8.2%만 배분했을 뿐이다. 내년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R&D 예산은 총예산의 5%에도 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성장동력이며 극일(克日) 방안인 R&D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공염불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정부는 국가 R&D의 예산적 측면은 물론, 꾸준하고 장기적 집중 투자로 R&D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R&D 투자로 인한 기술개발의 성과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도록 함으로써 국가 전체 기술력의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난달 27일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R&D 투자전략 브리핑 도중 눈물을 보였다. 일본 수출 규제로 과학인으로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한다. 그는 "언제부턴가 첨단 산업, 미래 산업에 대한 R&D 투자가 증가했지만 국가 주력산업은 기업이 알아서 하고 정부 투자가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틀 뒤 발표된 예산안은 그의 말을 증명해주고 있다. 문 대통령이 김 본부장의 눈물을 보았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2차 대전 당시 독일 히틀러의 침공을 앞두고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평화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일본과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언제라도 또 다른 누군가와의 경제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 경제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평화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 힘은 국가 기술력의 향상이며 힘을 기르는 방법은 R&D 투자 확대와 장기적 집중 투자이다.


극일의 길,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 갈 것인지 말 것인지는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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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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