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의회 제1당인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가 28일(현지시간) 대통령 집무실인 퀴리날레궁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만난 후 연립정부 협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의회 제1당인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가 28일(현지시간) 대통령 집무실인 퀴리날레궁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만난 후 연립정부 협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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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이탈리아 의회 1당인 오성운동이 최대 야당인 민주당(PD)과 새로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합의하면서 혼란에 달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성운동과 민주당은 앞서 사임을 표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를 새 연정의 총리로 앞세우기로 했다.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는 28일(현지시간) 대통령 집무실인 로마 퀴리날레궁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연정 관련 협의를 마치고 이 같이 발표했다.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 겸 부총리는 마타렐라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콘테 총리에게 차기 내각 구성권한을 줄 것을 정식 요청했다.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 역시 콘 테 총리가 차기 연정에서 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양당은 앞서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극우정당 동맹이 1년2개월만에 오성운동과의 연정 붕괴를 선언하자, 새 연정 협상에 박차를 가해왔다. 콘테 총리는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 출범 이후 반체제정당 오성운동과 극우 동맹 연정의 조율자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다. 지난 20일 사임을 발표했으나, 마타렐라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연정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직위를 유지해왔다.


디 마이오 대표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콘테 총리를 "매우 존경받는 총리"라고 언급한 사실을 말하며 "이는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던 연정 협상이 합의점을 찾으면서 조기총선 가능성은 한풀 꺾였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9일 오전 콘테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이후 콘테 총리가 오성운동, 민주당과 협의 후 차기 내각을 구성, 대통령 승인까지 거치면 새 연정이 공식 출범하게 되는 수순이다.


높아진 지지율을 기반으로 정권을 차지하고자 하는 야망을 드러냈던 살비니 부총리로서는 부메랑을 맞았다는 평가다. 살비니 부총리는 특히 의회 내 오랜 앙숙으로 주요 정책을 두고 일일이 대립해 온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연정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난 후 "대통령은 장기적인 연정을 요구하는데, 누가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연정이 그렇다고 진지하게 말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가디언은 "살비니 부총리는 앞서 오성운동과 동맹 연정이 붕괴되며 물러난 콘테 총리가 자신의 경쟁자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혼란에 빠진 살비니 부총리는 양당을 격렬히 비난하면서 조기총선을 치르기 위한 마지막 압박에 나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38% 상당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탈리아 의회 내에서는 제3당이다. 2018년 총선에서 오성운동은 32.7%, 민주당은 18.7%의 득표를 기록했다. 동맹은 17.4%였다.

이탈리아 연정 합의…사임한 콘테, 새 내각 총리로 낙점 원본보기 아이콘


현지에서도 새 연정이 그간 위태롭게 이어지다 붕괴된 오성운동과 동맹의 행보를 다시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디언은 의회 내 오랜기간 이어져 온 경쟁관계 외에도 콘테 총리를 둘러싼 입장차이, 내각 구성 등을 놓고도 당장 마찰이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오성운동 내 진행 중인 찬반투표 결과도 변수다.


새 연정은 출범 직후부터 유럽연합(EU)과의 2020년 예산안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지난해처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 2위국인 이탈리아와 EU의 갈등이 다시 전면화할 경우 유럽 전반에 파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32%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권고 기준인 60%를 두 배 이상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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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정치적 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지며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와의 금리 스프레드는 175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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