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도 안되는 초저가 선물세트만 인기…재래시장은 더 심각

무역분쟁·일본규제에 소비위축까지 악순환 고리

2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2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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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성기호 기자] # 26일 서울 금천구의 A 대형마트. 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물세트 코너는 한산하다. 그나마 1만원도 안되는 초저가 선물세트가 인기상품이다. 이 마트가 스페인산 와인 2종으로 구성한 '단돈 9800원'짜리 '도스코파스' 추석선물세트는 지난 1일 출시 이후 보름만에 18만병이 팔렸다. 마트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저가의 실속형 선물을 준비한 대형마트 사전 예약판매에 고객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용산구 B대형마트 야채 코너 앞에서 장바구니 카트를 멈춘 주부 최민정(46)씨는 가격표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금치 한 단에 7400원, 사과는 10개에 2만7000원, 한우불고기 300g 한 팩은 1만6900원"이라며 "경기는 점점 안 좋아진다는데 수 십만원씩 돈 들여 차례상을 차려도 될 지부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체감경기가 바닥을 찍으며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건 재래시장도 마찬가지다. 중구의 C재래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하는 최준수(72)씨는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형편이 어려운 지 물건 값 깎는 데 더 열을 올린다"며 "작년보다 찾는 사람도 더 줄어들어 도매시장에서 물건도 예년보다 적게 떼 왔다."고 하소연했다.


◆생활형편 전망, 금융위기 이후 최저

"추석 코 앞인데…'마지막 보루' 소비 심리까지 무너졌다"   원본보기 아이콘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는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그대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4월까지만 해도 회복세를 보였다. 정부가 올해 초까지만 자신감을 보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각종 지표 부진에도 민간소비 증가율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5월부터 소비자심리지수가 꺾인 후, 8월엔 92.5로 2년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8월 생활형편 전망은 89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 연속 위축된 것은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된 탓이 크다. 한은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조사 기간 동안 언론 보도에 의해 좌우된다. 최근 들어 미중 무역분쟁 격화, 일본의 수출규제가 연달아 터지자 수출이 줄어들고 기업들도 비상이 걸리자 연쇄적으로 소비자 심리까지 움츠러 들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게 되면 당장 3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GDP 주요 구성 항목인 투자는 물론 소비까지 줄어들면 성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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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 상승 심리는 커져


세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살펴보면 7월 주택가격전망(107)은 크게 올랐다. 전달(106)보다 1포인트 상승하며 2018년 10월(114)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권처윤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상승폭은 7월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주택 가격이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금리수준전망은 한은의 금리 인하 영향으로 전달(94)보다 9포인트 내린 85까지 떨어졌다. 2013년 5월(84)이후 최저치다. 취업기회전망(74)는 전달보다 3포인트 내려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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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수준전망(140)은 전달(141)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물가인식(2.1%)과 향후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율(2.0%)은 모두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각각 2013년 1월, 2002년 2월 편제 이후 최저치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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