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문신기 버젓이 사고파는 중고사이트
시술 장비 의료기기 분류
지자체 신고 안하면 처벌받지만
규제없이 무차별적 거래
"단속된 적 없다" 구매 권유까지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문신(文身·tattoo)의 대중화로 관련 시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문신 시술 장비가 온라인 중고사이트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문신은 피부나 피하조직에 상처를 내고 물감을 들여 글씨나 그림을 새기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의료행위로 분류된다. 시술 장비 역시 의료기기로 분류돼 문신기 판매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신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 규제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거래되고 있어 단속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에 '타투(tattoo)머신'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문신기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등장한다. 판매 금액은 적게는 10만원에서 5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문신기 판매자들은 구입 시 곧바로 문신 시술이 가능하다고 광고하며 초보자나 문신 시술을 배우고 있는 수강생에게 적합한 기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용법을 직접 설명해준다고 안내하는 판매자도 있다.
현재 문신기는 의료용 체내표시기로 분류된 의료기기다. 문신을 새기기 위해 피부나 피하조직에 바늘 등으로 상처를 내고 잉크를 넣는데 이 과정에서 감염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의료기기법은 의료기기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문신기를 거래하는 이들은 이와 같은 신고를 하지 않고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한 판매자는 "지금까지 신고를 하지 않고 문신기 판매를 했지만 단속된 적이 한번도 없다"며 "타투이스트(tattooistㆍ문신 시술인)들도 이렇게 구매해서 시술을 한다"고 구매자들을 안심시켰다.
불법 문신기 유통은 자연스레 불법 문신 시술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 문신이 자기표현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현행법상 문신 시술은 엄연히 무면허 의료행위에 속한다. 대법원은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라는 판결을 내렸다. 바늘로 피부를 뚫고 잉크를 입히기 때문에 의료인 면허가 있는 경우에만 문신 시술을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대한문신사중앙회 소속 회원 700여 명이 국회 앞에서 '문신사 법제화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2017년에는 한국패션타투협회 등이 헌법재판소에 문신 합법화 집단 헌법소원을 냈지만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여전히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의료인 면허를 가지고 있는 '합법' 타투이스트들은 국내에 1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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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불법 문신기 단속은 지자체의 형사고발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식약처는 인터넷 상에 이뤄지고 있는 불법 문신기 판매에 대한 광고모니터링 등을 진행해 사이트 차단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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