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하반기 '나홀로 매수'…증시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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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올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연기금만 '나홀로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은 물론 기관투자가 중에서도 연기금을 제외한 투자주체 모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 행보다. 미ㆍ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 악재까지 터진 상황에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한국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23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조8499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1612억원), 보험권(-47억원), 금융투자(-2709억원), 투신(-3224억원), 사모펀드(-682억원), 기타금융(-639억원) 등 연기금을 제외한 기관투자가 모두 순매도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개인도 이 기간 각각 878억원, 9894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연기금의 매수세로 9587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연기금은 코스피가 100포인트 넘게 빠진 지난 2~6일, 3거래일 동안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사흘간 매수한 금액은 1조4161억원에 달한다. 지난 5일엔 5207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는데 하루 순매수 규모로는 2011년 8월9일(5057억원) 이후 8년 만의 최대치다. 이 기간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조3179억원, 8733억원 가량의 주식을 내다 팔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는 동안 연기금이 이 물량 대부분을 받아내며 지수 방어를 한 셈이다.


증권가에선 연기금이 지수 방어와 저점매수의 시각에서 접근했다고 분석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자산배분 구조상 주가가 떨어지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어 추가로 주식을 매수할 여력이 생긴다"며 "주가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빠진 상황에서 연기금이 향후 시세 차익을 목표로 대규모의 주식을 저점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연기금은 하락폭이 컸던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매수했다. 연기금이 하반기 들어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6299억원), 네이버(1317억원), 현대차(1311억원), SK이노베이션(1223억원), LG화학(1056억원), SK하이닉스(975억원), 셀트리온(891억원), 포스코(850억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엔씨소프트(-845억원), LG전자(-793억원), 호텔신라(-636억원), 고려아연(-442억원), 아모레퍼시픽(-436억원), 금호석유(-409억원), 삼성전기(-387억원) 등은 내다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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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미ㆍ중 무역분쟁에 더해 일본의 경제규제에 따른 한일 갈등이 확산하면서 증시 참여자들이 관망 심리를 키우고 있는 만큼 당분간 연기금 등 기관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 전반의 거래감소,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외국인의 뚜렷한 움직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관의 수급 영향력이 높아질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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