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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안보국회 한다더니 고성국회 한 운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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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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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 경제보복 이 상황, 다들 국난(國難)이라고 어렵다고 한다. 국회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도 않은 것에 대해 대통령을 모독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되나."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답답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6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운영위는 일본 경제보복 대응,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실제로 노 실장을 비롯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청와대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국가 중대 현안 해결을 위해 '분·초' 단위의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이었다. 정치권은 '안보국회'를 열겠다면서 청와대 인사들을 불러 모았지만 현실은 말꼬리 잡기에 이은 '고성(高聲)'만 주고받는 자리였다.


부일 장학회 설립자인 고(故) 김지태씨와 관련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이은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의 반박으로 논쟁이 가열됐다. 곽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김씨 소송 대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곽 의원은 "김씨의 유족 간 상속세·법인세 관련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해 위증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곽 의원은 "사람들이 양심이 있어야지"라면서 노 실장의 답변을 추궁했다. 노 실장은 "여기에서 말씀하시지 마시고 정론관 가서 이야기하라"고 답변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노 실장은 면책 특권이 보장되는 국회 상임위 질의의 특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법의 보호막 뒤에서 무책임한 의혹을 제기하지 말고 당당하게 국회 기자들 앞에서 의혹을 제기해보라는 게 '정론관' 발언의 함의(含意)였다.

노 실장은 "(곽 의원의) 토리 게임즈 발언(문 대통령 사위 관련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미 고소돼 있고 김씨 친일 관련 발언 역시 고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 실장의 발언 이후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모욕감을 느낀다"면서 노 실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에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노 실장 엄호사격에 나섰다. 고 의원은 "의원들이 고압적 자세를 취하고 윽박지르는 모습도 개선해야 한다"면서 "국가원수에 대한 의견은 좀 더 면밀히 조사하고 정제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위를 책임지는 이인영 위원장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서로 냉각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정회를 선언했다. 주목할 부분은 이날 여야 의원의 고성 공방과 정회 소동은 수 차례 반복됐다는 점이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꿔다놓은 보릿자루와 같은 신세였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과의 '설전'이 관심사로 떠올랐을 뿐이다. '북한 발사체'와 관련한 질의는 여야 의원들의 지루한 공방이 끝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나라 안의 혼란을 뜻하는 단어 국란(國亂)은 결국 '국'회의원들의 '난'투극을 의미하는 단어였을까. 국가 위기 상황 해소를 위해정치권이 머리를 맞댈 것이란 국민 기대는 이번에도 무너졌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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