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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시진핑 외교행보의 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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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키우는 결자(結者) 아닌 해자(解者)임을 증명해야 할 때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시진핑 중국 주석은 올들어 그 어느 국가 정상보다 외교적으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불거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상반기 시 주석의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이끈 촉매제다.


시 주석은 상반기에만 다섯 차례 해외순방을 떠났고, 안방에서도 세 차례나 대형 외교 활동을 주재했다. 특히 해외 순방 일정이 몰렸던 지난 6월에는 5개국가를 방문해야 하는 일정 때문에 한 달 중 절반 가량을 해외에서 머물렀었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적극적인 외교활동 노력을 성과로 연결지으며 민심을 모으는 분위기다. 중국 중앙(CC)TV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일 연속 저녁 7시에 하는 메인뉴스 '신원롄보'에서 톱뉴스로 시 주석의 외교활동을 집중 보도했다.


'우의와 문명: 인류운명공동체 토대 구축',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청사진 제시', '글로벌 통치를 위한 중국의 방안 제시' 등 세 개의 주제로 나눠 하루에 한 주제씩 시 주석의 외교활동을 조명했다. 지난 6월 북한 방문 역시 "북ㆍ중 전통적 우의가 새 시대에 방향을 더 명확하게 했다"고 평가하며 비중있게 다뤘다.


눈에 띠는 것은 시 주석의 외교 행보에 대한 중국 언론들의 집중 보도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표현들이다. 바로 ▲협력 및 소통 강화 ▲일대일로 프로젝트 ▲다자주의 수호 등이다. 대외적으로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위상을 과시하면서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중국이 직면한 문제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들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상황만 놓고 본다면 이같은 광폭 외교의 성과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 분위기다. 해외 순방 때마다 상대국에 통큰 선물 보따리를 풀면서 영향력을 과시했지만, 정작 상대국이나 지역 경제에 플러스 효과를 낳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특히 미국과의 갈등이 관세전쟁을 넘어 환율전쟁으로 확전하면서 중국은 글로벌 경제에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 세계 경제는 '중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아니라 '중국이 개입된' 또는 '중국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이 더 걸맞는 상황이다.


중국은 여전히 미국과 무역전쟁 중이고 여기에 군사ㆍ안보 경쟁까지 더해져 주요2개국(G2)간 갈등은 패권다툼으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1년 넘게 계속된 미ㆍ중 무역전쟁이 돌파구를 못 찾는 사이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일자리 감소 우려는 커지고 있으며, 기업들은 중국을 떠나 속속 다른 나라로 생산거점을 옮기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시 주석은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시 주석이 숨가쁜 외교 일정으로 안방을 비운 사이 대만과 홍콩 문제는 시 주석의 리더십을 새로운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6월 초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시작된 홍콩 시위는 반중(反中) 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달간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가 중국 당국이 1997년 이후 22년간 유지해 온 일국양제(一國兩制)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콩 시위는 대만 내 반중 정서까지 자극해 내년 초 실시되는 총선에서 대 중국 강경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현 정권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효과까지 낳고 있다.


중국은 시 주석 외교 활동 횟수와 성과를 연결짓는 착각을 해서는 안된다. 중국이 개입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단순히 각국 정상과 더 많이 접촉하는 것만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히려 시 주석의 잦은 외유는 그만큼 중국이 맞닥뜨린 도전에 대한 지도부 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라는게 외부의 시각이다. 이제 중국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결자(結者)가 아닌 해자(解者)임을 증명해야 할 때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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