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국내 증시에 이어 미국 증시도 '블랙먼데이'를 재현했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격화되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으므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90% 급락한 2만5717.74, S&P 500지수는 2.98% 하락한 2844.74, 나스닥지수는 3.47% 급락한 7726.04에 마감했다. 세 지수 모두 지난달에 경신한 역사적 고점에서 6%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폭락은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임에 따라 경기우려가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중국 위안화의 달러 환율은 5일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을 11년 반 만에 돌파했다. 위안화 약세를 미국 탓으로 돌리면서 약세 흐름을 용인하는 듯한 인민은행의 태도에 미중 무역분쟁 심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은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전망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우려가 다시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증시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올해 S&P 500의 주당순이익은 전년 대비 2.6% 증가할 전망이지만 최근 하향 조정 추세라면 역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익수정비율은 역사적 저점 수준을 향해 낮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이익 하향조정 강도가 강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실적 하향 가능성은 밸류에이션 멀티플 하락으로 선반영되고 있다"며 "S&P 500은 1차로 200일선 2760포인트와 100주선 2750포인트 부근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 대응 강도에 따라 전고점 대비 10% 하락한 2730포인트의 지지력이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더이상 금리문제만으로 증시가 움직이지는 단계는 지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는 전선을 미국 금리에 국한시키지 않고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대립하는 환율까지 넓혔다"며 "그래서 파월이 마음만 바꿔먹으면 해결될 일이 아니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트럼프의 초강수는 내년 대통령선거 일정을 감안해 길게 보고 내린 포석이니만큼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국면도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도 풍전등화 신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부진한 요인은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높였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 미중 갈등 고조 등으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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