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日 2차보복, 실제 수출금지 격화 안되면 韓기업 감당 가능"

"日 규제 장기화되면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상대적으로 타격받아

철강·석화·정유는
큰 어려움 겪지 않을 것"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일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 의결 결정에 관해 한국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일 경제전쟁이 장기화되면 영향은 업종별로 차별화될 것이라고 했다.

무디스는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Japan's removal of Korea from whitelist is credit negative for Korean corporates)'이란 보고서를 이날 발표하면서 결코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지만 감당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를 쓴 신 황(Sean Hwang)·크리스 박(Chris Park)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27개 백색국가 리스트 중 한국을 빼기로 한 것이 여러 업종의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지만, 이런 조기차 실질적인 수출금지로 격화되지 않는 한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의 경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일본 정부의 한국 기업 수출규제 대상이 지난달 초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에서 다른 품목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생산공정용 핵심소재를 적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라는 전제를 폈다.

하지만 무디스는 이런 수출 통제가 단순히 소재의 공급을 지연시키는 데 그친다면 한국 기업들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두 연구원은 "무디스는 당사 신용등급이 부여된 한국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핵심 소재의 재고를 이와 같은 단기적 차질에 무리 없이 대처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만약 새 절차에 따라 일본 정부가 장기간에 걸쳐 특정 소재의 대 한국 수출을 불허하면 이에 따른 차질은 중대한 수준이 될 것이지만, 한국과 일본 제조업 간 상호 연관성 및 세계 공급망에 미칠 심각한 영향을 고려할 때 이런 시나리오는 무디스의 기본적인 가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규제가 장기화되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폰 산업이 특히 고전할 수 있다고 봤다. 두 연구원은 "소재의 일본 의존도가 높고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비슷한 질의 소재를 충분히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일본산 소재의 조달에 제약이 지속될 경우 한국 기업들이 해당 소재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철강, 석유화학 및 정유 산업은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두 연구원은 "일부 원료 및 중간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지만, 이들 품목이 주로 범용재에 해당함에 따라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