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中영화제 폐막식서 돌연 상영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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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한국 영화 '기생충'이 중국의 한 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주최측은 '기술적 이유'를 들었지만 사실상 검열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중국 서북부 칭하이성의 성도 시닝시에서 열흘간 진행된 시닝퍼스트 청년영화제의 폐막식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영 하루 전 기생충의 상영은 취소됐다. 주최 측은 '기술적 이유'를 내세웠지만 검열 과정에서 빈부격차를 드러낸 영화 내용이 문제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언론의 분석이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술적 이유'는 중국 관리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말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지난달 중국 전쟁영화 '800'이 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이유' 때문에 일정이 취소됐다. 이 영화는 아직 개봉 일정도 잡지 못했다. 중국의 1966∼1976년 문화대혁명 시기 혼란을 배경으로 한 거장 장이머우의 영화 '1초'는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마찬가지로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취소됐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여름에만 6편의 영화가 취소됐다"면서 영화 상영 취소 소식으로 인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일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기생충'은 이미 중국 내에서 극장이 아닌 다른 경로로 작품을 접한 중국 영화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기생충'은 중국의 영화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에서 10점 만점에 9.2점을 받았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