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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현 감독 "'나랏말싸미' 세종대왕 폄훼 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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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논란 휩싸이자 입장문 발표 "세종대왕과 한글 위대함 그리고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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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나랏말싸미'를 연출한 조철현 감독이 역사 왜곡 논란에 입을 열었다. 29일 입장을 내고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폄훼하고자 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나랏말싸미는 훈민정음 창제 과정을 다룬 사극이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직접 만들었다는 정설이 아닌 승려 신미가 한글 창제를 주도했다는 가설을 차용해 역사 왜곡 논란에 빠졌다. 세종대왕이 신미를 처음 만난 시간부터 조작했다는 지적이다. 세종대왕을 우유부단하게 묘사하면서 한글 창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것처럼 그려 관람하기 불편했다는 의견이 잇따른다.

조 감독은 "나랏말싸미는 역사 속에 감춰져 있던 신미라는 인물을 발굴해 훈민정음 창제의 주역으로 조명하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라고 했다. "세종대왕께서 혼자 한글을 만드셨다 하더라도 내면에서 벌어졌을 갈등과 고민을 드라마화하려면 이를 외면화하고 인격화할 영화적 인물이 필요했다"면서 "신미라는 실존 인물이 그런 조건을 상당히 가지고 있었다. 훈민정음 창제 과정의 역사적 공백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조철현 감독 "'나랏말싸미' 세종대왕 폄훼 의도 없었다" 원본보기 아이콘


종전과 상반된 성격의 해명이다. 조 감독은 앞서 불교방송과 인터뷰에서 "신미는 범어인 산스크리트어뿐만 아니라 티베트 문자, 파스파 문자 등(에 능통한) 언어의 천재"라며 "단순한 영화적 인물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위인"이라고 했다. 영화에 그려진 모습도 다르지 않다. 신미가 한글 창제를 주도하는가 하면,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을 세종대왕이 아닌 집현전 학자들이 지은 것으로 묘사했다. 훈민정음 해례본 등에 기록된 내용을 부정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번 입장에서 "세종대왕의 위대함이 어떤 희생을 딛고 나온 것인지, 그렇기에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업적인지 그리고자 했다"고 했다. "진심을 전달하고자 하는 소통과 노력의 부족으로 이런 점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던 점을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생했던 스태프들은 이 영화가 세종대왕과 한글의 위대함을 영화적으로 그리는 작품이라 믿고 함께 했다"면서 "그분들의 뜻까지 오해를 받고 있어서 무척 아프다. 부족함은 저의 몫"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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