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잠수함·미사일 도발 속 중·러 밀착
마카오·다롄 등 관광용 항공노선 재개
"북·미협상 실패 대비 '새로운길' 열어둔 것"

북한이 지난 5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북한이 지난 5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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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전격 공개하고 미사일을 쏘아올리며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지만 한편으론 관광용 항공로를 다시 여는 등 결이 다른 행위를 병행하고 있다. 무작정 벼랑끝으로만 내달리는 것이 아니라 그 와중에도 생존의 발판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실패하고 제재완화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중국·러시아 등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길' 가기 위한 플랜B를 마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CNN방송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은 오는 8월부터 '평양-마카오 노선' 주2회 운항을 재개한다. 고려항공은 과거 1990년대 평양-마카오 노선을 운항한 바 있다. 앞서 고려항공은 지난 19일부터 주 2회 평양과 다롄을 오가는 전세기 운항을 재개했다.


이러한 항공로 재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 북·중관계가 밀착하면서 나온 결과다. 항공로는 중국인 관광객을 북한으로 실어나름으로써 북한의 외화벌이를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다.

관광은 유엔의 대북제재 위반 사항도 아니다. 중국의 북한 관광 확대는 식량·비료 지원 등과 더불어 중국이 현 대북제재 국면하에서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대북지원책이다.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0만여 명으로, 외국인 북한 관광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북한은 4월 북·러정상회담 이후 러시아도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북한은 박금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러시아에 보내고, 러시아는 외무성과 국방성 관계자들을 평양에 파견하는 등 고위 인사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 교류는 더 활발하다. 최근 공개된 국제무역센터(ITC)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월 러시아로부터 843만 5000달러 어치를 수입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2017년 12월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23일 신형 잠수함을 공개했고, 25일에는 단거리미사일 2발을 동해상에서 발사했다. 대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몸값 올리기 차원이자 협상 전 압박 수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이 비핵화 실무협상에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의 구실을 대며 협상장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북한이 '새로운길'을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또한 북·미의 실무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양측이 하노이에 이어 다시 '노딜'을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북한은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경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약 430km"라고 밝혔다.
    비행거리로 보면 지난 5월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과 유사하다.
    사진은 지난 5월 9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북한은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경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약 430km"라고 밝혔다. 비행거리로 보면 지난 5월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과 유사하다. 사진은 지난 5월 9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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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24일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북·미관계 전망과 남북관계 추진 방향'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길'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지금 북한은 미국이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에 미련을 버리고, 중국·러시아와 협조적 관계 속에서 독자적으로 서바이벌(생존)할 수 있다는 능력을 갖출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공식적 제재가 유지되더라도 중·러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생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남북관계는 일정 정도 톤다운되고 미국과의 관계도 현 상태에 머무르겠지만, 핵 보유국 지위는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면서 "이는 북한 입장에서 논리적으로 새로운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교수는 이러한 시나리오는 한국 입장에서는 가장 나쁜 상황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바로 그러한 길을 가지 않도록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많은 역할을 해왔고 또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북·미는 다시 '노딜'을 맞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4월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는 기다려보겠다'라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이 말을 뒤집어보면 현 포지션에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며, 미국이 먼저 셈법을 바꾸라는 주장을 연말까지 지속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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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이 유지되는 것"이라면서 "본격적인 대선레이스가 시작되는 내년까지는 굳이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야할 필요성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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